와 이리 좋노!
파도와 바람이 이끄는 곳으로!
푸른 바다를 여유롭게 떠도는 하얀 요트. 그 안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한 데 모여 파티를 즐기는 모습. 할리우드 영화, 혹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듯한 풍경이다.
요트 투어는 상류층의 문화로 일반인이 쉽게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들지만, 부산에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트를 타고 부산의 바다를 만끽하는 건 일생일대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꿈으로만 간직하던 요트 투어를 위해 부산 요트경기장을 찾았다. 선착장에 내리자 마린시티의 마천루를 배경으로 항구에 정박한 수백 척의 요트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요트와 하늘 높이 솟은 돛대가 모험심을 자극한다.
요트는 ‘돛단배’로 엔진으로 움직이는 보트와는 달리 파도와 바람을 받아들여 움직인다. 그 때문일까, 요트는 모터보트와는 다른 특별한 감성이 느껴진다. 마치 신대륙을 찾기 위한 항해나 삶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한 여정같은.
그러나 편의성을 고려해 대부분의 요트가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항해를 위한 안전점검을 마친 후, 구명조끼와 선상에서 즐길 음식을 챙겨 바다로 나설 채비를 했다.
요트 안으로 들어서자 호화스러운 실내공간에 또 한 번 놀랐다. 배의 내부에는 침실과 화장실 및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주방시설이 갖춰졌다. 이런 아늑함 때문에 행사나 기념일을 바다 위에서 보내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닻을 들어 올리고 엔진의 시동을 켜자 요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웅’ 뱃고동 소리와 함께 기대감이 고조된다. 투어는 마린시티를 지나 동백공원, 해운대까지 다녀온 뒤, 광안대교를 지나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잔잔한 날씨 덕분에 요트 내부는 흔들림이 거의 없다. 혹시나 속이 울렁거려도 멀미약을 비롯한 상비약이 구비돼 있어, 수고를 덜 수 있다. 동백공원이 보이자 요트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바다를 가르며 이동할 때마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시원하다.
곧 해운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바다의 한가운데에 도착했다.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꿈만 같은 휴식에 잠길 시간이다.
한참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육지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출발했던 방향으로 다시 뱃머리를 돌리고 돛을 올려 출항을 알린다. 돌아가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각자의 방법으로 바다 위에서의 시간을 즐기면 된다. 그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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