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phy Cafe (돌피 카페)
한국에서 나는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파였다. 정말 추우면 딱 따뜻한 아메리카노, 거기까지. 회사에서 잠을 깨고 직장인의 답답함을 가라앉히기에는 깔끔한 아아메만한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호치민에 오고 나서는 무슨 이유에선지 가끔 라떼가 생각났다.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커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서일까.
베트남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카페 쓰어다는 쓴맛과 단맛이 너무 강하고, 요즘 유행하는 코코넛 커피는 달달하지만 가볍지는 않아서인지 자주 마시기는 부담되고, 아보카도 커피는 가끔 아보카도의 떫은맛이 느껴져서 싫었다.
그런 내게 돌피 카페(Dolphy Cafe)의 아이스 라떼가 구원자처럼 나타났다.
나는 커피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제까지 내 기준에 '맛있는 라떼'는 보통 따뜻한 라떼였다. 아이스 라떼는 잘못하면 얼음이 녹으면서 너무 밍밍해지니까. 또 우유랑 섞이면서 커피 본연의 맛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호치민은 일 년 내내 더운 날씨라 따뜻한 라떼의 맛을 느끼기에는 표본이 부족하고, 아이스 라떼는 대부분 평범했다.
하지만 돌피의 라떼는 처음부터 강렬했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우유도 시럽도 아닌 것이 입안에 확 들어차는데 그것은 고소한 크림의 맛! 바리스타가 소주잔만 한 컵에 무언가를 담아서 넣던데 그게 크림이었구나. 아, 역시 맛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어. 돌피의 따뜻한 라떼는 안 마셔봤지만 더운 날씨에는 시원하기만 한 것보다 이렇게 열량을 채워주는 묵직한 아이스 라떼가 제격이다.
사진 속 라떼는 65,000동으로 로컬 카페보다는 비싼 가격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동네를 기반으로 성장한 카페
이 카페의 특징은 2군 지역에만 매장이 있다는 점이다. 호치민에서도 외국인들이 모여산다는 타오디엔 지역에만 지점이 3개, 안푸 지역에 지점이 하나 있다.
이 동네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오디엔 길에 있는 돌피 카페를 기억한다. 짙은 푸른색 외벽과 커다란 돌고래 모양.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 길이라 지나가면서 한 번쯤은 볼 수 있는 자리에 돌피 카페가 두 개나 있다. 하나는 28번지, 또 다른 하나는 31번지. 번지 수가 말해 주듯이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거리다. 하지만 두 카페 모두 항상 꾸준히 사람들이 앉아있어서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카페라는 걸 실감했다.
두 곳 다 야외 자리가 대부분이라 천천히 아이스 라떼를 마시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지나가다 찌는 듯한 더위를 잠깐 식히기에는 적당했다.
번잡한 타오디엔 길을 벗어난 곳에도 작은 돌피 카페가 하나 있다. 이 곳은 실내 좌석이 대부분이라 편하게 앉아서 작업을 하고 천천히 아이스 라떼를 즐기기에도 괜찮다. 또 붐비지 않아서 자주 찾는 곳!
가장 최근에 생긴 지점은 타오디엔에서 조금 거리가 있지만 2군 핵심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고속도로만 건너면 바로!) 최근에 생긴 곳인 만큼 매장이 가장 넓고 깨끗했다. 타오디엔에 있는 카페 두 곳은 야외고 나머지 하나는 좀 작아서 아쉬웠다면 여기는 좌석도 많고 에어컨이 나오는 2층 자리가 탁 트여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아이스 라떼 맛은 다른 지점과 같음!
나는 커피 맛을 공부한 건 아니지만 돌피의 라떼가 '라떼의 정석'이 아닌 건 잘 알고 있다. 뭔가 치트키를 쓴 느낌? 하지만 주기적으로 자꾸 생각나는게 확실히 그 카페만의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31 Thao Dien: https://goo.gl/maps/TCsRSBj9gZmudkZc8
28 Thao Dien: https://goo.gl/maps/PLQx5fGmVWMj4jun7
25 Nguyen Cu: https://goo.gl/maps/wQz2iZHWysCuvTFP9
113 Duong Van An: https://goo.gl/maps/pfktP9zSvMSTPUKy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