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가격, 조립시간 모두 압도적
디즈니성이 레고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부터 이미 '역대급' 레고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소소한 디테일부터 사이즈, 브릭 수, 거기에 가격까지... 하지만 우리는 디즈니 x 레고 덕후 부부이므로 이 제품을 반드시 사야한다는 것에 전혀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공홈에 이 제품이 올라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결제했다.
https://shop.lego.com/ko-KR/The-Disney-Castle-71040
가격은.. 보시다시피 1,000원 빠진 50만원.
레고 덕후들은 새로운 레고가 출시되면 3세트를 한 번에 산다고 한다. 하나는 조립용, 하나는 보관용, 하나는 재테크용 (....) 하지만 이 제품은 가격이 엄청나기 때문에 여러 세트를 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일단 맞추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자세히 보면 봉투에 숫자가 써져있는데 14번인가 15번까지 봉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 그런데 숫자 하나에 봉투가 1개만 있는 건 아니다. 1번 봉투가 3개, 2번 봉투가 4개 이런식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브릭이 작고, 색도 다양하지 않으며, 똑같은 브릭이 수십 개가 쏟아져나온다.
레고 사이즈만큼이나 설명서 두께도 엄청났다. 그리고 이 설명서는 단순히 레고 조립방법을 설명하는 것 뿐 아니라, 이 레고에는 디즈니 영화 중 어떤 소품을 표현한 것인지 상세하게 나와있는데 그 부분이 디즈니 덕후로서 매우 감동적이었다. 깜찍한 미니피규어도 좋지만 손톱만한 소품 안에 그 특징이 잘 살아있다는게 이 제품의 매력이다.
성의 제일 밑 층을 완성했을 때 사진이다. 보다시피 성 입구의 계단, 기둥, 위쪽 지붕까지 정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참, 계단에 서 있는 웨딩 레고는 따로 산 제품이다. (디즈니성 미니피규어에 포함되어 있지 않음!)
이 디즈니성에서만 볼 수 있는 것 하나, 바로 팅커벨 미니피규어다. 레고에서 디즈니 미니피규어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그 속에 팅커벨은 없었다. 왜일까 생각했는데, 이 디즈니성에 섞어서 팔려고 노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팅커벨의 팬이라면.. 이 미니피규어가 매우 소중하게 느껴질 듯! 날개와 치마, 요술지팡이(?)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거의 일주일에 걸쳐서 둘이 노동을 한 끝에 디즈니성이 모두 건설되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제일 높은 기둥이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는데.. 이 사진을 찍자마자 이 성을 나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무너져서 와장창 깨져버렸다. (....) 그때가 새벽 1시인가 2시였는데, 망연자실... 이 시점에 다시 조립을 하자니 1층을 제외한 모든 곳이 다 부서져서 끼워맞추기도 힘들고, 게다가 브릭이 다 뒤섞여서 찾는 것도 힘들었다.
결국 그 날은 조립을 포기하고 일단 부서진 것만 찾아서 지퍼백에 잘 담아두었다.
내가 약속있던 날 남편이 집에서 디즈니성을 다시 마무리했는데, 조립을 다 하고서 움직이면 부서지니까 적당히 나눠서 조립한 다음 장착할 자리에서 완성했다고 한다. 큰 해적선보다도 높은 레고... 이 사진을 찍을 때는 노란 잠수함까지 추가되어서 서랍장 위가 레고로 가득했다.
이렇게 큰 레고를 조립하는 건 남편도 처음이었다고 하는데, 아마 당분간은 레고 조립 생각이 나지 않을 것 같다.
그나저나 올해 10월에 이사가야 하는데 저 레고는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