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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Jan 30. 2018

나의 소확행

열한 번째 일기, 1월 30일

[사진설명] 4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맛 본 이후 기회 될 때마다 꼭 마시는 블루보틀의 뉴올리언즈 커피.


<이전에 비슷한 주제로 써 둔 글이 있어서 일부 각색>


<알쓸신잡2> 마지막회에서 '작은 행복의 기억이 많은 사람이 소소한 것에도 행복감을 느낀다'는 얘기를 했었다. 2018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도 맞닿아 있는 얘기였다. 지금 느껴지는 행복감도 있고, 이전에 느꼈던 것들도 있고. 확실한 건 날씨가 따뜻할 때의 기억이 훨씬 더 비중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세먼지랑 한파는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 고등학교 때 시험 때문에 일찍 끝나서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고 살랑살랑 바람 불어오는 거실에 누워서 낮잠 자던 것 (아마 1학기 중간고사였던 듯)
- 선선한 바람 부는 날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하염없이 걷기 (종로, 대학로, 학교 뒤에서 삼청동 넘어가는 길, 청계천, 탄천)
- 매년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볼 때
- 9월 1일, <September> 듣기
- 인천공항 가는 길 리무진 버스 안
- 외근 끝나고 한강공원에 앉아서 맥주 한 잔
- 여행지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마주했을 때
- 주말에 카페에 앉아서 글쓰기
- 밤늦게 잠이 안 와서 뒤척이는 데 남편이랑 고양이랑 둘 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모습 볼 때
- 내 마음에 쏙 드는 레스토랑 찾았을 때 (최근에는 안남)


- 비 오는 날 집 안에서 빗소리 듣기
- 푹신한 페더베드 위에서 오리털 이불 덮고 멍 때리기
- 베란다에 앉아서 광합성하면서 책 읽기  

- 날씨 좋은 주말에 창문 전부 열어두고 대청소하기 

- 주말에 드라이브하러 가기 전 스타벅스 드라이브 쓰루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 아침 업무 시작하기 전에 동료들과 모닝커피 타임 

- 예쁜 그릇에 남편이 만든 요리 플레이팅 하기


사실 이것보다 행복한 순간은 훨씬 많은데 막상 쓰려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행복했던 기억을 어딘가에 기록해두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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