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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고 쓰고 달립니다.

청룡열차 위의 우리 가족

by 맨부커

아들아, 딸아

너희는 지금,

참 예쁘게 자라고 있구나.


요즘은 어떤 생각을 하니?

학교에서, 집에서

가끔은 너희 마음의 결을

조심스레 들여다보고 싶단다.


우리 가족은

마치 청룡열차를 함께 탄 것처럼

정신없이 시간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어.


먹고사는 일에 잠시 빠져 있다

문득 고개를 들면,

아빠와 엄마의 손을 꼭 잡은

너희가 보이더라.


호기심과 설렘,

조금의 두려움을 품고

저 멀리 펼쳐진 평원을 바라보는 너희를 보며

아빠 엄마도 옛날을 떠올렸단다.


사실은 우리도

겁이 났었단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


두 팔을 번쩍 들고

하늘을 향해 힘껏 소리쳐 봤지만,

청룡열차에서 떨어지진 않더라.

그저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하늘이 조금 더 가까워졌을 뿐이야.


그러니 가슴 활짝 펴고

크게 한 번 외쳐 보자.


이 속도, 이 순간을

우리 함께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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