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간다.
비가 많이 내린 하루였다.
8시간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빗물에 젖은 바지가 종아리에 들러붙는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
가족이 나를 기다려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하루 버틸 힘이 되었다.
현관문을 열자 익숙한 공기가 맞아준다.
젖은 옷을 벗고,
화장실로 들어가 시원하게 볼일을 본다.
샤워 물줄기가 타일 위를 때리는 소리가
마치 “내가 돌아왔다”는 신호처럼 울린다.
세상 밖에서 하루 종일 구겨졌던 마음이
그 소리에 조금씩 펴지는 기분이다.
내 방으로 들어와, 이불에 몸을 던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