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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 Jan 24. 2023

자각몽

항상 잠에 들 때 나는 언제나 설레기도, 두렵기도 한다.또 어떤 자각몽을 꾸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보통은 자각몽에서 할 수 있는 건 내 의지로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정도. 그리고 하늘을 나는 정도다. 하늘을 날 때는 어떻게 나는지 궁금해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말하지만 슈퍼맨처럼 날지 않는다.


망토가 달린 것도 없고, 빗자루를 달고 날지도 않는다. 아, 간혹 조금 상황이 비현실적이라면 빗자루 정돈 들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나머지는 그냥 몸을 맡긴다. 땅에서 점점 벌어진다는 감각으로.


그런 날이 유독 있다. 가끔씩, 어쩌다 있는 날이지만 이제는 볼 수 없는 인연이 나를 찾아올 때가 있다. 나는 이따금씩 초승달 보다 더 작아졌던 날이 종종 찾아왔고, 그럼 기어코 나는 나의 문장을 주문처럼 외웠고, 마른 울음을 삼켰다. 그런 날에, 어느 날에 속으로 안부를 물으면 친구가 찾아온다.


별 거 없었던 기억이었지만, 가만히 그가 끌어안아주고 등을 쓸어줬다.

오랫동안 깨기 싫어서 품을 놓아주지 않았지만, 시간이 닫힐수록 현실과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야.

안녕.


빈틈없이 꽉 채워줬던 시간이 연기처럼 흩어짐을 느꼈지만 허하진 않았다. 반쯤 뜬 흐린 눈의 시야로 비집고 들어오는 현실의 모든 것을 다시 담아도 괜찮아질 만큼의 위로였다. 그럼 또 다양한 모양의 용기가 나를 덮는다.


네가 필요하다고 했기에 여기에 있었던 거야.

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마다하지 않겠어.

하다 보면 돼. 어렵게 생각하지 마.

괜찮은 날도 있을 거고, 괜찮지 않은 날도 있는 거예요. 너무 다 잘하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다시 일어날 힘을 갖는 것은 스스로의 내면의 힘이 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것.

나는 언니가 얼마나 더 멋져지려고 그러는지 너무 기대가 돼.


다, 다 담고 나면 또 괜찮아진다.

겨울이 아직은 아니라고, 깜짝 놀라도록 소리치는 소리와 함께 소란해진 마음을 덮는 밤.

내일은 무탈하게 일어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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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주혜에게서 오늘도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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