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 밖이 될 수 없었다
밖은 안이 될 수 없었다
안과 밖은 항상 닿아 있어서
뒤집으면
안은 밖이 되고
밖은 안이 된다
뒤집을 수 없는 현실은 난감하지만
뒤집어도 안이 밖이 될 수 없는 사실은 더욱더 난감하다
안은 안이면서 바깥 사람 행세를 해야 하고
밖은 밖이면서 안 사람 행세를 해야 하므로
안은 안처럼 변화하길 원했고
밖은 바깥처럼 형식적이길 원했으므로
둘에게는 모두 어려운 일이었지만,
안과 밖을 알아보는 것은 나뿐이어서
가끔은 뒤집어진 채 살아도
안과 밖의 관성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