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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안 Nov 23. 2023

살아간다.

시간이 지나야 아는 것들이 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수많은 고민을 할 때, 머리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는 보지 못했다는 것.

한때 유행어로 썼던 말들도 언젠가는 아재개그의 대명사가 되고, 그와 함께 나도 나이 들어간다는 것. 그렇지만 생각도 함께 익어가진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당연한 것은 당연하지 않게, 당연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여기을 멋있다 생각하고.

버텨내지 못할 고난이라 순간들은 어느새 추억이라 말한다.


류시화 시인의 시집 중에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있다.

원작은 킴벌리 커버거 시인의 시 제목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후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의 시의 내용처럼 나도 과거의 많은 부분을 되새김질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나도 시간을 되돌리거나 미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의 나래로부터 시작하여, 그 당시에 내가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까 하는 철학적 고찰까지.


결론적으로는 미래에 후회하지 않게 현재를 살자는 다짐으로 끝난다. 그리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인생내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컴퓨터 코딩처럼 입력값을 넣으면 출력값이 나오는 게 아님을.

매번 같은 과정이라고 해도 결과는 다르다.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 영향을 끼친다는 나비효과처럼.


제멋대로  튀어 오르는 것이 인생이라 더 재미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가끔은 가까이에서 보니 비극인 것들이 멀리서 볼 때도 비극일까 싶어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도 나는 살아있다. 지금 이 순간이 비극인지 희극인지도 시간이 지나봐야지만 아는 것니, 후에 오늘 산 것을 감사히 여기길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살아간다.


고단한 하루를 또 버텨낸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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