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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자 이선경 May 08. 2023

멘탈을 공격하는 독성관계의 3가지 특징


독성관계는 나에게 독과 같이 해가 되는 관계를 말합니다. 


가끔은 직설적이지만 많은 부분에서는 은밀하고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달콤한 과일처럼 다가오지만 실제로는 내 몸에 독을 퍼트리는 독사과처럼 알아채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독성관계에 대한 대표적인 패턴들을 파악해서 멘탈이 부숴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1. 반복적인 공격 행동을 보임


여기서 말하는 공격행동은 드러나는 공격 행동과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공격 행동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런 패턴은 한가지를 중심으로, 또는 교차하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을 공격하는 관계는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서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계를 단호하게 끊어내자니 그동안 지내온 시간이 있고, 또 공격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자니 '너 왜 이렇게 예민해~ 장난이었잖아, 왜 분위기 망치고 그래?' 와 같이 공격받은 피해자를 오히려 속좁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아 정말? 진짜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 미안하다!' 와 같이 빠른 사과와 용서를 청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렇게 사과를 하고 나면 일정 시점 이후 다시금 공격적인 패턴을 보이게 되는 거죠.


결국 이런 공격 행동에 스트레스만 쌓여가고 관계 안에서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단호하게 끊어내지도 못하니 말 그대로 독 처럼 내 몸에 스트레스가 퍼지게 됩니다.


언어적 공격도 공격입니다. 예를 들어 퇴근한 남편이 아내에게 '아 오늘도 00대리 진짜 멍청하고 어이없는 짓 했지 뭐야!'라며 10분 간 험담을 늘어놓는다고 생각해봅시다. 남편의 공격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00대리가 아니라 아내가 되는 거죠. 다른 사람의 분노에 귀를 기울여주는 행동은 자주 반복되는 경우 반드시 스트레스로 변하게 됩니다.


상대방을 주먹으로 내리치지 않아도 눈빛으로, 언어로, 심지어는 타인을 험담하는 것 까지도 공격행동이 됩니다.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공격행동을 하고 계신가요? 또는 공격행동을 받고 계신가요? 나를 둘러싼 공격 신호를 잘 알아차려야 멘탈을 안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2. 부족한 공감 능력


'공감'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상대방의 마음을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떠오르시나요? 사실, 공감은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 공감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을 의도적으로 잘 이해하는 것이고, 정서적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내 가슴속에서 느끼는 것입니다.


인지적 공감력은 좋지만 정서적 공감력이 좋지 않으면 상대방의 아픔을 머리로는 추분히 이해하고 그 맥락들까지도 추론할 수 있지만, 가슴으로 전달되지는 않게 됩니다. 또는 그 아픔을 대리 경험하기도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서적 공감력은 좋지만 인지적 공감력이 낮을 경우, 상대방의 아픔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그 아픔을 공유받아 가상의 상황에서 함께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아픔이 어떤 과정과 맥락에서 일어났는지 합리적으로 추론하기는 어렵게 됩니다.


상담심리사들을 보면 이런 특성이 명확히 구분됩니다. 어떤 상담사는 내담자가 눈물을 하염없이 쏟으면 같이 부여잡고 엉엉 울어주기도 합니다. 반면 어떤 상담사는 내담자가 눈물을 흘릴 때 묵묵히 지켜봐주며, 그 내담자의 마음이 어떨지, 지금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곱씹어봅니다.


우리는 모두 특정한 공감력이 조금 더 높은 상태로 세상을 만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독성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 두가지 공감력이 모두 떨어지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또는 한 가지 공감력이 높다 하더라도 굳이 공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공감력을 발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나르시시스트의 경우 공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는 심리학적 의견을 가진 학자들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나를 힘들에 독성 관계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 인지적 공감을 발휘하고 있는지, 또는 정서적 공감을 발휘하고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그렇지 않다면 멀리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공감을 못하거나 안하는 경우에 우리는 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거기에 대해 반성하고 미안해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지만, 공감을 안하거나 못하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왜 미안해야하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과 있으면 그 사람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우리의 멘탈이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내 가장 가깝지만 힘든 사람의 공감력은 어떤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세요. 그리고 나의 멘탈을 지켜주세요.




3. 규칙을 지키지 않음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울타리를 두고 생활합니다. 아주 강력한 법적 규제를 통해 서로 해치지 않거나 물건을 훔치지 않기도 하죠. 또는 문화에 따른 계약관계를 통해 일부일처제를 시행하고 자동차 우측통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규제되기보다는 서로의 약속을 통해 지켜나가게 됩니다.


코리안타임이라고 하죠. 5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5시 10~20분에 등장하게 됩니다. 마치 4시 50분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만 바보가 되는 느낌도 있는데,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집단주의와 관계주의문화에서 혼자 먼저 나와 독립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번째로 오는 사람과 1:1로 관계를 맺어야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모든 사람이 모이게 되면 즐겁게 서로 담소를 나누며 금새 동화가 됩니다. 하지만 독성관계에 있는 사람은 규칙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기도 하지만, 보다 자기중심적이고 규칙준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즉흥적이고 극단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독성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규칙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기도 합니다. 자신은 우월하기 때문에 규칙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경우에는 늦거나 약속을 취소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상대방에게 과민반응을 한다며 다그치기도 합니다. 더욱 안좋은 경우에는 규칙과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과하면 법적 문제나 범죄 행위가 되기도 하죠.


여러분 주변에 가장 약속을 잘 안지키는 사람은 누가 있나요? 건강한 멘탈을 위해서 그런 사람과 자주 관계를 맺고 있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람으로부터 나의 멘탈에 독이 묻는 것이니까요.


멘탈은 내 내부에 있지만, 반대로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사회 안에서 진득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 관계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내 내부에서 열심히 멘탈운동을 하더라도, 강력한 공격이 들어오면 단번에 멘탈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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