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리더십에 적용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TV시리즈물 흑백요리사가 최근 2주 연속으로 비영어권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 1위에 올랐다. 도대체 어떤 심리적 효과가 있었기에 이렇게까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을까?
흑백요리사는 백수저와 흑수저를 나눠 경쟁하는 요리 토너먼트 프로그램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50 vs 50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백수저는 저명한 쉐프 20명으로, 흑수저는 각기 사연이 있는 80명의 요리사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계급이 확실하다. 이 계급의 차이는 대결에서도 적용된다. 첫 대결은 흑수저들끼리 생존 대결로 펼쳐졌는데 총 80명 중 무려 60명이 탈락한다. 이 과정이 가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아주 정교하게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바로 언더독 효과이다.
보통 경쟁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들을 탑독(topdog)이라 하고 열세에 놓인 이들을 언더독(underdog)이라고 한다, 특히 언더독의 대표적인 특성은 탑독에 비해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전하며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흔들어놓는다. 여러 심리 연구결과에 따르면 언더독 상황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동정심을 느끼게 되며 노력을 통해 얻어내는 공정성에 카타르시스를 느껴 언더독을 응원하게 된다.
특히, 심리학자 조셉 앨런 반델로와 나다프 골드슈미트(2008)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고, 돈도 더 적게 버는 집단을 강력하게 응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 둘을 충족했을 때 가장 언더독스러웠기에, 우리의 응원력은 더욱 강력해진다. 바로 흑수저다.
이를 리더십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언제나 백수저처럼 완벽하고 유능한 모습을 보이는 리더보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의 리더가 팔로워로부터 존경과 신뢰감을 받게 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를 ‘취약성 기반 리더십(vulnerability-based leadership)’이라고 한다. TED강연 ‘취약성의 힘’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 없이는 소속감을 완전히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한다.
리더가 자신의 취약성을 먼저 공개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팔로워들도 안전한 환경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굳건한 신뢰 관계 형성을 만들어내면, 조직은 심리학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경험하게 된다. 안전한 환경에서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은 조직을 대담하게 만든다. 브레네 브라운은 자신의 저서 리더의 용기(2019)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대담한 리더들은 실패는 알지만, 좌절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리더의 취약함을 드러내라.’
그것이 조직을 대담하게 만드는 방책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