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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희 Jan 08. 2022

1월 정오의 햇살

행복

늦잠이다.


어쩌면 늦잠은 아니다.


새벽녘 잠들어 3~4시간 잠드는 것이니, 늦은 아침이라도 늦잠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늦은 아침에 일어나고 나면 늦잠을 잔 것처럼 실망과 옅은 죄책감이 든다.


늘 바쁘게 아침을 시작하고 정신없이 움직이던 것만이 옳은 것처럼...


요새 맞고 있는 이 늦은 아침들은 '확실히 넌 잉여야. 지금껏 아닌 척 바쁜 척 했지만 결국 넌 잉여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다행히 오늘은 토요일, 주말이라는 이유로 조금은 안심이 되는 건 또 우스운 일이다.


후루룩.


식탁에 놓여있는 반찬 한두개에 물에 밥을 말아 마시듯 허기를 채우고.


...


창밖에을 보았다.


정오의 햇살이 참 따스해보인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수면바지 차림으로 마당에 나가본다.


차가운 시멘트 계단에 앉았지만 미지근한 따스함이다.


고개를 들어본다.


아~~~


따뜻하다...


좋다...


행복하다...




음?


행복하네~?


행복하다~



따스한 햇살을 가득 눈이 따갑도록 앉아있으니 참 행복하다.


두려움도 걱정도 없다.




시멘트 계단이 딱딱해 엉덩이가 아파서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더 추운 실내.


아직도 전기장판을 켜놔야 잘 수 있는 침대로 쪼로록...



좀 전까지 걱정도 없고 두려움도 잊고


행복했는데...


햇살 아래.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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