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먹어버린 자살
그는 떠났다
계획도 목적도 없이
발길에 몸을 맡겼다
끝을 보려 떠났다
어디론가 가고 가고 간 곳
인생 끝자락처럼 길은 끊겼다
끊어진 길 못내 아쉬운 건지
연결이라도 하려는 듯
숲길을 만들며 나아간다
길 없는 숲 속 숨소리만이 오간다
원치 않은 삶 마무리는 마음대로 할 거라며
허공을 갈라 끝을 찾아 헤맨다
보인다
끝이 점점 보인다
저곳인가 하련가
숨을 헐떡이며 마주한 곳
벼랑 위 태양은 하루 생{生}을 마무리하듯
노란 물결과 붉은 꽃을 태워낸다
마지막 열정을 모두 태우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것처럼 온 힘을 다한다
그제야 보이는 형형색색
낭떠러지 아래의 세상은 온갖 만물이 숨 쉬고 있다
때가 되면 떨어질 낙엽은 마지막을 화려하게
꽃물 들어 곱게 화장하고 허공을 춤춘다
나무 위 날짐승은 자유롭게 날아오르고
나무 아래 노루는 어둠 전 순간을 놓칠세라
이곳저곳 눈 반짝이며 사진 찍느라 바쁘다
깊은 산 옹달샘은
메마른 땅을 뚫고 솟아올라
들짐승 쉼터를 만들어 준다
물한 모금 나눠 마신 토끼는
아기 꽃과 잎맞춤을 나눈다
때가 되었는지
잘 있으라는 말도 없이 해는 떠나려 하고
푸르던 나뭇잎은 황혼빛으로 물들며 손 흔든다
밤이 온다고 먼산 뻐꾸기는
노을 연주에 노래를 하고
푸르던 하늘은 별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다
나그네는 자연이 되었다
자신도 잊은 채 세상이 되었다
빠져나간 넋과 혼이 돌아온 그는
생명의 품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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