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IT란 극과 극의 융합 - 직장IN
세계 여행은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 어찌어찌하다 돈벌이를 하면서 시작한 해외여행은 다양한 나라를 거쳐 어느새, 지구 반대편 남미 아마존 정글까지 오게 되었다.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느끼는 건데, 해외에서 외국인과 함께 일하다 보면 그들도 잘 아는 한국의 문화적인 단어가 있다.
"Hey~ Korean(coreano) = 8282..." Coréia=빨리빨리
(그들은 가끔 농담 삼아 이렇게 예기하지만, 미소 뒤에 감춰진 언어는 따로 있었다)
지금은 덜 하지만 처음 해외에서 외국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한국 경제 성장은 빨리빨리에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급함의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썩 내세우고 자랑까지 하고 싶지마는 않았다. 언제부터인가부터 빨리빨리에 익숙해져서 기다리는걸 힘들어했고, 굼벵이 같은 사람들을 보면 속 터져 직접 나서서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외국에서 직접 나서서 한다는 건 커다란 책임이 전가되어 뒤따르기도 한다. 우리 문화와 달리 문제가 되면, 되려 따질 수도 있기 때문에 누구나 선뜻 나서서 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목마른(급한) 놈이 우물 판다는 말은 한국문화 이야기 일뿐이다.
소소한 깨달음 - 신속하되, 조급함은 일을 더 만들거나 돌아가게 한다
더구나 이곳은 아마존 정글이다. 찌는듯한 더위와, 소나기보다 더 강한 스콜은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다. 그러면 일을 열심하려는 의지는 온데간데 없어지기도 한다. 사람이 게으른 게 아니고, 날씨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든다.
아울러, 이곳은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서 공장 노동자의 낮은 임금 또한 나태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 성향은 8282 익숙해진 탓에, 때론 이곳 사람들 행동이 정글 나무늘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존 정글은 날씨만이 괴롭게 만드는 게 아니다. 당시 여행이 아닌, 일로써의 IT 직군으로 생활을 했었는데 정글은 말 그대로 현대 문명과 뒤바뀐 환경에서 사는 것만 같았다. 꼭 바닷물고기가 민물 환경에 적응하는 꼴이다.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 빗줄기는 정전과 작은 사고들, 그리고 인터넷 환경은 시도 때도 없이 정글처럼 고립이 되기도 하고 시스템은 다운되기 일쑤다.
"차장님, 출동하셔야죠?" 전화기 너머로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
"왜?"
"거기 전기 멀쩡해요?"
현지에 먼저와 들어온 동료의 경험 섞인 말은, 휴대폰 통신 상태는 멀쩡했었는지 들려오는 목소리이다.
"멀쩡한데..."
"밖을 한번 보시죠?"
밖을 보니, 당시 묵고 있던 곳(잠시 동안)을 빼고는 주변이 깜깜했다...
정글이지만 도시는 나름 대도시 규모고 회사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내/외부 인프라는 정말 그지(?) 같았다. 그로 인해 이곳은 일주일 또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새벽이건 휴일이건 자주 출동해야 한다. 대기업인지라 시스템이 다운되면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안정적인 관리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1년에 두-세번 있을까 말까의 엄청난 장애로 관리자는 징계 또는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못해먹겠다고 그만둘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쉽지 않은 이유는 육지 안의 정글 속 섬처럼 떨어져 있는 환경으로, 시스템 구축하기도 힘들거니와 물류/비용 등 너무나 복잡하고 멀뿐만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여기는 한국의 전산 기계실이 아니라, 아마존 정글 속의 섬 같은 도시의 시스템 실이다. 그래서인지 웬만하면 이해한다는 눈치이기도 하다. 글쎄 다행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IT 관리자로써 살아남기 위한 핑곗거리 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IT와는 너무 상반돼 적응하기 쉽지 않지만, 재미있는 건 앞서 말한 내용 중 아마존의 IT는 바닷물고기가 민물에 적응한 것 같다라고 했는데, 그와 비슷한 게 있다. 아마존강에는 뽀뚜라는 (회색/핑크) 돌고래가 사는데, 바다에서 살다가 민물에 적응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존 정글이지만 IT란 직업도 뽀뚜처럼 적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도 동물 못지않게 사회에 적응을 잘한다는 걸 뽀뚜가 알려주고 있지 않나 싶다.
열에 하나 의식하지 못하면, 열에 아홉은 무의식적으로 살게 된다.
하지만, 1년 내내 더운 날씨와 아마존의 문화는 지루한게 일상인 듯 시간이 흘러가지만...
역시나 정글 같은 아마존의 삶은 또 다른 당황스러운 일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다양하고 황당함은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숨겨진 화병을 알려 주고 또 다른 화를 자초하기도 되는데...
직장IN................... 다음 (2)에서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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