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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ness 깬 내면 Mar 04. 2024

능력 없는 신

단편 소설

'내가 신인데, 능력이 없다고?'


지난밤 꿈 나는 신이었다며, 내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나에게 말한다. 앞으로 지구에서 태어나, 22년 후 스물두 번째 생일날 이 꿈을 꾸게 된다. 축하한다! 생일. 나는 원래 이 지구별을 창조한 신이다. 하지만 모든 능력을 상실한 체 인간으로 태어 나기로 했다. 그리고 50살이 되는 날,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은 이제 그때의 네 몫이다. 그전에 몇 가지 정보를 꿈을 통해 지금처럼 조금씩 전달할 예정이다. 왜냐고? 다 말해주면 재미없잖아. 하하하하"]


'중요한 선택? 내가?'

 너무나 생생한 꿈은 거울 속 내가 나에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마치 잠재의식의 봉인이 풀려 감춰둔 말을 스스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전에 한 번도 꾸지 못했던 자각몽이다. 꿈에서 꿈이라는 걸 인지하며 또 다른 내가 나에게 뭔가를 전달해 주려는 듯 남긴 것 같다. 꿈에서 말한 것처럼 정말 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것도 22번째.


'또 다른 정보를 전달해 준다니 무슨 내용을? 내가 날 보고 싶게 생겼네. 하- 어이없네. 개꿈 종류도 참 가지가지다' 

의문스러운 꿈으로 당황스러웠지만 농담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냥 꿈만 같기도 하다. 평생 생일 한번 미역국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꿈에서까지 스스로 축하해 주는 건가 싶다. '무의식 세계란 참 알 수 없네.'라는 생각 등, 겹겹이 여러 가지 망상이 어지럽게 지나갔다.


하루 종일 꿈에 대한 생각에 잡혀 일도 제대로 못했다. 혹시나 오늘 밤 꿈에 또 볼 수 있을까'하는 괜한 기대감은 '진짜 내가 신이었다는 말이 맞기나 하단 말인가, 뭔 멍멍이 같은 소린가' 등 온갖 괴상하고 터무니없는 상반된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날 밤도 다음날 밤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잊혀 가면서 일상생활을 했다. 오늘은 여자 친구를 만나는 날이다. 처음 사귀게 된 애인 같은 친구이다. 서로 너무 내성적인 쑥스러움 탓에 애인이라는 표현은 조금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서로가 좋아하는 정도 이상이라는 것을. 그녀는 밤에 피는 꽃이다. 살림살이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그녀는 수당을 더 받는 밤 일을 선택했다. 낯에는 어렵게 모아 둔 돈으로 늦게 들어간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밤에는 간호조무사로 일한다. 3조 3교대로 일할 수 있는데도, 야간 근무만 지원해 수당을 더 받고 있다. 그녀는 나보다 한 살 더 많다. 하지만,


"오빠? 여기~"

그녀는 나를 오빠라고 부른다. 그냥 그러고 싶단다. 가끔은 내가 애 늙은이 같다나... 나도 나쁘지 않다. 나는 그녀를 친구나 동생처럼 이름을 부르기도 하다가 누나라고 했다가, 그날그날 분위기에 맞게 부른다.


"잘 지냈어?"

"나야 뭐, 매일 보고 싶지만 바쁜 나날 못 보는 아쉬움 달래며 보내고 있지. 호호호"

"그래? 나도 많이 많이 무지막지하게 보고 싶었는데."

"와, 어쩜 내 마음하고 똑같지!"

"내가 누님 처음 봤을 때, 한눈에 반했잖아."

"오, 나도 오빠님 보고 한눈에 반했는데. 크크크크"

그녀는 한쪽만 쏙 들어가는 보조개와 반달 같은 눈으로 헤죽 웃으며, 농담 섞어 진담으로 들리게 했다. 이제 좀 많이 가까워졌는지 속마음을 마구 보여주기라도 하듯 말한다.


그녀 이름은 달님이다. 내 이름은 하늘이다.

우리는 가끔 이름으로도 농담을 하곤 한다. 서로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이 없을 때는 농을 던지기도 한다.


"저 하늘에 달님이 떠 있네."

"달님이 하늘에 떠 있네."

"헤헤헤", "호호호호"

"나는 벌써 달 따 버렸네. 아이 좋아."

"나도 벌써 내 하늘 낭군님을 보았네. 호호호" 

소꿉놀이하듯 유치한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뭔가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나도 그랬었다. 그녀 할머니는 연세도 많으셔서 그런지 근래 몸이 점점 더 안 좋아지셨단다. 그래서 요즘은 그녀가 할머니를 돌보며 산다. 나의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 당시 대학 합격증을 보고 미소 지으시며 눈을 감으셨다. 대학은 포기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우리는 서로 가족 이야기는 잘하지 않는다. 가끔 할머니 이야기만 주고받는다. 그녀도 나도 할머니라는 단어는 괜한 먹먹함 때문에 길게 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서로가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 연락은 틈틈이 주고받았다. 

[이봐, 오빠님 오늘 잘 보내셨어?]

[응, 누님 덕분에 잘 보내고 있지.]

간단한 메시지라도 주고받아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잊고 있던, 꿈에서 내가 나타났다.


["네가 꿈이라고 착각할까 봐 이야기 하나 해주지. 너는 쌍둥이로 태어났을 거야. 시골에서 태어날 거다. 왜냐고? 내가 그렇게 선택했으니까. 신이 능력 없이 태어난다는 것이 궁금했거든 아주 많이. 쥐뿔도 없이 말이야. 물론, 나는 우주 전체의 신은 아니야. 일부를 창조했을 뿐이지."]


그날 밤 꿈 나라고 하는 그의 말이 맞았다. 나는 원래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동생이 태어나면서 안타깝게 세상을 보기 무섭게 어머니와 함께 하늘나라로 갔다. 이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할머니께서 들려주셨다.


"하늘아, 너는 원래 쌍둥이란다. 하지만, 안타깝게 네 엄마랑 동생은 먼저 하늘나라로 갔단다. 그러니, 네가 네 동생 몫까지 다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렴."

어느 날 저녁 해가 질 무렵 할머니가 뜬금없이 넋 놓고 있는 나에게 했던 말이다. 맹한 상태라 아무것도 묻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그 이야기가 간혹 생각으로 스칠 때마다 막연히 그리웠다. 엄마도 동생도 그리고, 할머니도


꿈속의 나는 뜬금없이 나타난다. 그러고는 짧게 말하고 사라졌다. 뭔가를 묻고 싶었지만, 일방적으로 녹음을 해놓고 들려주는 것만 같다. 꿈이라 그런 건지 여전히 꿈만 같았지만, 그럼에도 실제 어떤 내용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만 같다. 


'그래봤자...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도 든다. 사는 게 힘든데, 생각하면 괜히 약만 더 오른다.


시간이 흘러 여자 친구와 더욱 가까워져 결혼 약속을 했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살이 연속으로 계속 미뤄야 했다. 달님이 할머니의 병환은 깊어만 졌다. 돈을 벌어 오겠다고 나갔다 돌아온 내 아버지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술에 찌든 삶을 살았다. 약해진 몸은 잔병치레를 자주 했다. 번 돈은커녕 술과 약 값으로 다 쓰고 빛만 남았다. 내가 버는 파트타임 돈은 마이너스 생활을 늦출 뿐이었다. 돈이 없다는 핑계로 나는 달님이 와 데이트도 전화로 하거나, 공원에서 만나곤 했다.


지난 삶은 굻어 죽지 않은 게 다행이거나, 몸도 약하고 우울한 성격으로 스스로 삶을 끝내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였다. 모든 게 바닥 밑 지하 같은 인생이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의 나날이었다. 다행히 만나게 된 달님이 누나가 희망이었지만, 누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는 마음 한편 또한 가슴을 긁어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힘이 되게 해주는 그녀의 따듯함은 뭐라도 해야겠다는 힘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다는 생각에 무참히 무너져 내려 작아지곤 한다.


 이 사실을 예견이나 한 건지 꿈속에 내가 나타나 몇몇 정보를 주었다. 능력은 상실했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면 사는 데 도움이 되거나, 이해하면 마음이 편할 수 있을 거라나. 

'내가 이런 선택을 해서 산다고? 병신 같은... 제기랄' 

내가 현실에서 나를 원망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꿈까지 괘씸하게 느껴져 괜한 화가 덩달아 올라왔다.


꿈의 내가 말했다. 

["세상을 창조하는 능력과 자유를 만끽했던 나여, 이제 그대인 내가 아무런 능력 없이 산다면 엄청난 큰 제약일까. 그러나 내가 창조한 세계 규칙을 알면 능력이 없어도 그곳에서 방법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거야. 그것 중에는 모든 생물은 욕구와 욕망으로 돌아간다. 욕망이 없으면 어떤 생명도 살려고 하지 않거나 생존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본능을 활용해 보길."]


'욕망을..., 그래서 내가 이렇게 죽지 못해 살아가는 건가. 하-'


["그리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규칙이 따라. 소립자 미시 세계는 어떤 것은 서로 밀치고 어떤 것은 홀로 존재하며, 어떤 것은 서로 끌어당긴다. 이 이치의 흐름과 패턴을 알면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연결되어 존재하듯, 짝이 되는 수소와 산소 원자가 만나면 물 분자가 되듯, 조건에 따라 세상이 이루어지게 만들었다. 본질을 보라"]


'흐름/패턴? 이치? 본질의 조건에 따라?'

상기시키려고 주요 단어를 속으로 반복해 따라 했다.


["아울러, 주의할 것은 각자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믿지 말고 참고만 해야 한다. 착각할 수 있으며, 전체를 보지 못하는 제한적인 경험으로 자기만의 세상에 사로잡힐 수 있다. 특히 너도 기억을 상실시켰기에 생각의 구조가 완벽하지 않다. 이런 구조를 알면 인간 정신 세상을 알 수 있다. 의식적으로 이치를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생각 너머 내면으로. 물질이 상호 작용하듯 상황에 따라 무의식적인 것들이 떠오를 수 있다. 아직 의식 구조는 완전치 않은 진화 단계이기 때문이다."]


'마음? 의식구조 진화?'

먹고 사느라 다른 공부 한번 제대로 하지도 못했던 나는 꿈의 나로 인해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공부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정신 산만한 내가 명상으로 긴 시간 동안 마음 깊이 무의식 탐구까지 했다. 그러자 점차 인간의 생존 본능과 무의식 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의식이 앞서 발달한 자가 남긴 심리학 책이나 철학책에서 말하는 공통의 본질이 보이기도 했다. 교육되지 않은 인간의 심리는 대개 생존을 위해 이기적이다. 때론 이기심이라 해도 살기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심리는 어찌 보면 인간이 움직이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지만,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상 어렵게만 느껴졌다. 돈으로 쪼들린 생활로 인해서 그런지 심리 연구는 자꾸만 먹고사는 것에만 연결이 되었다. 생존을 위한 본능의식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럴 게다. 일단 생존해야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꿈대로 인간의 욕망을 안다면 먹고사는 건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욕망을 해결해 주거나, 기분을 맞춰주거나, 기쁨을 주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대충 어림잡아 이거다 싶었다.


그렇다. 작은 것부터 시도해서 경제적 자유를 해결해야 다음 문제가 해결될 것만 같았다. 더불어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함께 공부하면 뭔가 있겠다 싶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현상들은 사실 그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르면 상상을 만들어 미신처럼 믿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조건이 형성되면 결과가 나온다는 인과 관계처럼 과학적인 규칙을 신뢰하기도 한다.


'그럼 이제 무엇을 시도해 보면 될까...'

막연했지만, 계속 관심과 집중을 하면 전체가 볼일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중요한 결정을 아니,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뜬금없이 처음 꿈에서 나타나 내가 나에게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 젠장 도대체 뭘까 궁금하네' 의도치 않았는데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간혹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건 뭐 여전히 꿈에서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50살 생일이 될 때까지 막연하게 기다려야 한다니... 괴상한 고문처럼 느껴졌다. 


'설마, 이게 가상 세계라는 말은 아니겠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생각도 참 골구루다 싶었다. 그러면서 생각은 진화 단계라고 말한 것도 기억이 났다. 어찌 보면 생각도 참 이상했다. 의도치 않게 제멋대로 떠오르는 걸 보니, 자유의지도 없이 내가 막상 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정말 의식 수준이 부족한 생각의 진화 단계일까 싶기도 했다.


그 뒤로 꿈에서 여러 가지 정보가 될만한 패턴 같은 걸 알려 주었다. 대부분의 인간의 삶은 양면성을 띠고 있어,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상황이더라도 소수한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설명들을 듣고 세상을 관찰하니 정말 그런 것 같다. 관련 책들을 읽어봐도 대체적으로 그렇게 보였다. 실험 삼아 무자본으로 할 수 있는 마케팅 글쓰기를 해보니, 상황에 따라 호응도가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욕망을 자극하는 글을 쓰면 알 수 있었다. 물론, 성격상 거짓과 같은 정보나 어그로성 정보를 계속해서 하지는 못했지만, 가명으로 테스트 삼아 해 볼 수 있었다. 


'이거 정말 가능은 하겠는데... 당장 돈벌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문제는 마음이었다. 돈보다도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닌데, 뭔가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만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전 생활을 생각하면 돈 때문에 억울해서라도 별짓을 다해서 벌고 싶었는데, 막상 하려니 내키지가 않는 마음이라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이러니 마음으로 인해 황당하기까지 했다.


'아니, 혹시 이 마음이라는 놈도 제한시켜서 태어난 건가... 나란 놈이...'

모든 능력을 버리고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나란 놈을 정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다시금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달님이 누나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넌지시 건네 봤다. 물론 농담 같지 않는 신 이야기는 빼고.


"누나 님? 내가 요즘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세상 이치가 이래저래 하데..."

"와, 하늘 낭군님 이치도 깨닫고 많이 많이 똑똑해졌는걸, 와하하~ 혹시 평강공주 잘 만나서 바보가 허물을 벗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헤헤헤" 그녀는 얼굴을 옆으로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농단하듯 눈을 방긋 뜨고 말했다.

"엥, 그런 것 같구려 낭자... 하하하하" 

"그럼 우리 그 이치에 따라 욕망을 불 살러 볼까요?"

"함께 말이오?"

"네, 서방님"

"알겠소. 누님 마마"


얼떨결에 농담 식으로 주고받던 이야기는 정말 둘이서 간단한 부업이라도 시작하기로 했다. 수공예 전문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했다. 달님 누나의 취미인 캐리커쳐 서비스 상품을 시작으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솜씨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찾아 대신 멋진 마케팅 글을 써서 팔아 주었다. 정말 욕망을 해결해 주고 기쁨을 주니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했다. 그때서야 행복이라는 것도 하나의 욕망 작용이기도 하다'라는 것을 작게 깨닫기도 했다. 어찌 보면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게 사람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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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광고를 지양하되, 양심껏 마음이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 글쓰기 정도를 지향했지만 괜찮게 신뢰를 얻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욕심을 내지 않았다. 꿈에서 말하기를 지나친 욕심과 조급함은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조언 같은 말을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달님이 누나 역시 만족하며 큰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수입이 늘어나면서 달님이 누나 할머니와 내 아버지도 돈 걱정 없이 약 조달과 병원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살면서 이처럼 평화롭고 일이 잘 되긴 처음이다. 이런 행복감이 처음이어서인지 어느 순간 달아날까 봐 되려 걱정이 들 정도로 불안감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가끔 시간을 내 행복감을 만끽했다. 날 좋은 날 소풍도 가보고, 외식도 가끔 했다. 3D 영화관이라는 곳도 데이트 핑계 삼아 처음으로 가보기도 했다. 아직까지 해외는 못 가봤지만, 결혼하면 가보기로 약속했다. 가끔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실감했다.


시간이 지나 마흔 다섯살 생일날 꿈에서 50이 될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나에게 알려 주었다.


1, 신으로 복귀(지구 관여 불가)

2, 죽음을 선택하고 새 인생 살기

3, 모든 것이 파괴되고 함께 소멸

4, 선택하지 않고 그대로 살기


방법은 10분간 신의 능력 없이 돌아가 선택할 수 있다. 대신해서 우주를 관장하고 있는 시스템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46세가 될 때쯤 아이가 태어났다. 늦게서야 갖게 된 아이는 상당히 약해 보였다.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하게 된 아이 엄마 건강도 안 좋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다시 점점 생활이 궁핍해졌다. 두 사람의 건강을 돌보는 동안에 어느새 50이 다 되어갔다. 생일이 오는 줄도 모르고 어렵게 살아갔다. 달님이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내 아버지는 늙어 곧 죽을 것만 같아 보였다. 


생일인 줄도 모르고 50번째 생일날을 맞이했다. 새벽꿈을 통해 소 우주를 관장하는 곳으로 이동되었다. 


'아, 오늘이 그날인가?'

고달픈 삶으로 잠깐 잊혔다 문득 생각났다를 반복하다 와서 그런지 순간 알아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 같은 시스템이 반겨 주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소 우주의 신이시여."

"......"

"이미 꿈을 통해 알려 드린 바와 같이 10분 내 결정하셔야 합니다."

"이봐? 시스템 미리 뭔가 어떤 거라도 해보거나, 물어 보기라도 할 수 있나?"

"그럴 수 없습니다. 다만 선택 후 몇 가지 정보는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또는 완전히 신으로 복귀 후 가능합니다."

"......"

그리고 만약 신으로 복귀했을때, 자기와 같은 생명들에게 관연할 수 없게 했다고 한다. 무한의 시간 공들여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궁금한 게 너무도 많았으나, 그럴 수 없다는 말에 한숨이 나왔다. 단순한 대답이라도 들으면 선택하기 쉬울 줄 알았다. 이미 몇 가지 상황에 따라 결정하려고 했으나, 이미 수많이 상황들이 바뀐 상태다. 다시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되어 버렸다. 시간은 자꾸 흘러갔다. 1분이 지날 때마다 시스템이 기계적으로 알려 줬다. 그 외에는 아무 말도 없다. 온갖 신경이 선택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지구에 살고 있는 아이와 아내가 생각났다. 도무지 다른 생각은 나지 않았다. 그냥 단순하게는


'신이었다면, 신이었을 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래도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신의 능력이 있을 때와 지금의 무기력한 나는 다르겠지?' 혼란스러웠다. 마지막 1분이 남았다. 그마저 지나고 5초가 남자 시스템이 남은 시간을 알려 주었다. 


5,

4,

3,

2,

1.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선택하지 않는 선택은 지구로 다시 돌아가 그대로 인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

어떤 이유에서인지 과거의 자기라면 이 길을 선택했을 거라는 생각에, 생각을 따랐다.


시스템은 말없이 멍하니 있는 나에게 몇 가지 설명을 해주었다. 이 선택은 67,048번째 같은 선택을 했고, 이유는 신으로 외롭게 살기 싫어 시작했다고 한다. 67,049번째 삶을 위해, 잠재의식에 이전 꿈처럼 음성 기록을 해 놓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날지 선택하고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5분간 추가 시간 밖에 없어 곧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남겨진 시간 내에 다음 생을 위한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고 얼마 남지 않았다. 또다시 남은 시간을 알려 주었다.


"5분 남았습니다."

"......"

"3분 남았습니다."

"..."

"2분 남았습니다.

"아..."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게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전 남겨진 내용 대부분 그대로 남기고 일부를 수정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좀 더 일찍 꿈에서 알려 주게 했다. 생각이 삐거덕 거리는지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시간이 지난 후 돌아갔다. 그녀와 아기가 기다리는 곳. 가족 곁으로...


 


♬ 내면/심리 글을 주로 올리고 있으며, 구독하면 뚝딱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문장 응원도 좋고 오타나 어설픈 문장 조언 남기시면, 고마울 따름입니다! <참고: 깨달음 外 글쓰기는 별개 취미로 관련짓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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