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강: 소설의 도입부와 결말

처음과 끝의 설계도

by 정윤

소설의 첫 문장은 독자의 멱살을 잡아채는 손길입니다. 작가는 도입부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독자는 작가의 설명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건의 현장을 목격하러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거장들의 도입부와 실제 당선작들의 사례를 통해 독자를 즉각적으로 긴장시키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1. 도입부: 설명하지 말고 사건 속으로 던져라

작가는 친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배경지식을 나열하는 대신, 이미 사건이 시작된 '현장'으로 독자를 곧장 데려가야 합니다.

결정적 순간의 포착 : 평범한 일상이 깨어지는 찰나를 첫 장면으로 선택하세요.

인물이 왜 칼을 들고 있는지, 왜 울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독자가 그 현장을 목격하게 해야 합니다. 궁금증이 곧 몰입의 힘입니다.


지연된 정보와 갈고리 :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주지 마세요.

독자가 '왜?'라는 질문을 품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예시: 나는 내가 죽인 사람의 이름을 아직도 모른다. (강렬한 호기심 유발)

2. 첫 문장의 무게 : 첫 문장은 소설의 유전자를 결정합니다.

조해일의 단편소설 <매일 죽는 사람>을 보십시오.

'일요일인데도 그는 죽으러 나가려고 구두끈을 매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들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이 문장은 단 두 줄만으로 독자에게 거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왜 죽으러 가는가, 왜 하필 일요일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독자는 이미 작가의 손아귀에 붙잡힌 것입니다.

작가는 인물의 전사를 나열하는 대신 구두끈을 매는 구체적인 '동작' 하나로 서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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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문학 21> 수필 등단, 2008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2008년 <실크로드의 왕 고선지 1, 2권>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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