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흉터를 남기지만 흔적 그리고 새살도 돋아난다.
상처부위소독과 고름을 빼기위에 삽입한 튜브를 빼러
동네 동물병원에 갔다.
우연히 찾아간 동네 동물병원이였는데 (네이버지도에서 집과 가장가까운?)
수의사가 마음에 들었다. 엄청 친절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냥 눈빛이 동물을 좋아하는게 보였다.
당시나 지금이나 나는 오디이야기만 나오면 정신없는
수다쟁이가 되기때문에 ^^ 주저리주저리 했던것 같지만 ㅎㅎ
어찌되었든 기타등등 구구절절 이야기하다가
"오디 중성화는 언제쯤 해야할까요?"
라고 질문했는데...
되어있다고;;;; 심지어... 숫놈이라고...
띠옹.....
오디가... 남아라니.... 오디가 중성화가 되어있다니...
오디는.. 남아였다... 고양이 소리가 대부분 냐아아옹. 하고 귀엽기는 한데
오디는 그중에서도 왕여림... 목소리였고
심지어 거이 울지 않는아이여서...
분명 이녀석은 여아이고 ;;;
여아는 중성화도 좀더 힘들고 그렇다 알고있어서 각오했었는데...
오디가 남아라니....
멍뭉이들은 이렇게 남아 여아가 딱 보면 알겠는데
고양이들은 좀 다르다는걸 이때 첨 깨달았다. 왜 땅콩이라고 하는지도;;;
다른 오디에 대한 정보도 이때 알게 되었는데
8개월~ 12개월 사이로 추정되는 나이고 무게는 약 2.7kg
영양실조... 염증수치가 좀있지만 스트릿출신은 그럴수 있으니
잘먹이고 다음에 다시 또 보자라고 쿨하게 알려주셨다.
간만에 붕대를 벗기고 있었는데 상처부위를 볼때마다.. 맴찢..
오디의 회복은 생각보다는 빨랐지만
체감하는시간은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얌전했던 고양이가 사라지고있었다
상처가 아물어 갈수록... 오디는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원래 점프를 잘하고!
무언가 물건을 떨어트리는걸 좋아한다.
다만 그동안... 아파서 안했을뿐...
뭐 좀 떨구고 엎지르면 어떠한가!
오디만 안아프면 ! Ok 였지만
어머니가 극대노하던 시절;;;;
오디녀석 화분을 ... 뽀개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화장품에 냥펀치를...
나쁜 개는 없다 처럼 나쁜 고양이는 없다.
다만 나쁜 보호자만 있을뿐이다.
충분히 놀아주면... 충분히 놀아주면...
그 충분히라는게 .... 사람의 체력으로 한계가 있는지라...
첫눈에 반해서 사귀고 나서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시간 같은 그런 시기였던거 같다.
오디의 몰랐던 모습 그리고 그 성장과정을 보는건
즐거움이자 약간의 스트레스...(육체적으로 )였지만
하루하루 살이 붙고 또 하루하루 점프높이가 달라지는것에
행복했던 시간이였다.
한번더 교상부위에 관을 삽입해서 추가적으로 안빠진 고름들을 빼냈고
항생제 투여도 한번더 받았다.
뭔 동물들은 주사한번 맞으면 1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복합항생제 + @ +검사등등 울병원이 비싼거 아님)
사람과 동물이 서로 어디까지 교감할수 있을까?
적어도 이녀석이 날 믿고있다는것과
내가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것에 대한 믿음은 회복되고 있었다.
마지막 드레싱을 하러 병원에 갔던달 오디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해야할일이...
발톱도 깍아야 하고! 목욕도 시켜야하는데!
(7월3일에 데려왔지만 3주가 될때까지... 목욕한번 못시켰다;;;
상처가 아물어야 헀고 처음 시술시 느낀 배신감(??) 용서받아야 했음으로...)
오디가 살이 오를때까지 참 많은 난관이 있었다.
츄르는 당연히 잘먹지만.. 이녀석.. 스트릿시절엔 뭘 줘도 잘먹던녀석이였는데
사료를 늘 남기고. 또 새로주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손으로 집어줘야 먹고... 오쪽이(금쪽이)가 될 기미가 스물스물....
나와 다른시간을 사는 아이... (수명말고... 밤낮) 다행이 이때는
재택시절이였기에 망정이지... 수시로 놀아달라 찡찡거리고
노는것도 마음에 안들면 쳐다도 안보고...
으휴! 근데 뭐가 이쁘다고...
뭐 예쁘긴 예쁘지;;; 고양이 최대무기....
오디의 상처가 나아가며 등에 흉도 남았고
아직 민 털도 다 자라지 않았지만
조금씩 새살이 돋고 체중도 불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그렇게 그렇게 어쩌다 오디는 내새끼 오디가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