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 머무는 며칠 동안 줄곧 비가 내린다.
12월 건기에는 이렇게 장마처럼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드문 일이다.
멋진 노을을 잔뜩 기대했지만, 노을은커녕 언제 어두워졌는지도 모른다. 지나는 차들의 불빛을 보고서야 밤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가는 곳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뒤덮여 있어 마치 장식을 파는 상점처럼 보인다.
이곳도 겨울이다. 낮 기온이 27도를 넘지만, 두꺼운 옷을 입은 이들이 제법 많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빌리지에 있는 수영장에 들어가 볼 생각은 하지 못한다. 잘 정돈된 곳이지만, 아까부터 어슬렁거리는 개 한 마리 말고는 인기척이 없다.
평온한 여행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