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이 진심을 만날 때
책의 초고를 어찌어찌 쓰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한다. 내 글도 나처럼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책에서 벗어나 다른 걸로 나를 채울 시간이다. 그러면서 새로 점검할 수 있는 틈을 만든다. 여행이나 갈까 생각하다, 동네 기타학원을 기억해 냈다. 아니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 기타를 배우고 싶어 했지.’
지난번 책 <다섯 시의 남자>를 쓸 때는 피아노를 배웠었다. 몇 곡은 코드를 잡고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지만 원하는 만큼 실력이 오르진 못했다. 그래도 시도한 게 어디냐 싶다. 이런저런 시도를 통해 재밌는 가능성의 지경이 넓어지겠지.
처음에는 일을 하면서 딴짓으로 글을 썼다. 이제 글을 쓰면서 딴짓거리를 찾으려고 한다. 잘 해서 순서가 바뀐 것은 아니다. 잘하려고 바꾼 것이란 게 맞다. 하다 보면 나아지기도 하고.
한 가지에만 매달리기보다 뭔가 딴 일을 중간에 끼우는 게 좋다. 상관없을 것 같은 여러 일들이 협력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능률도 좋다.
딴짓이 내 인생에 얼마나 실용적일지, 혹시 돈벌이와 연계시킬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은 일단 접자. 익혀두면 즐겁고 또 언젠가 쓰이면 좋겠지. 순진하게 접근하자. 뭐든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일단 시도해 보는 거다.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일단 걸어보면 앉아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만나기도 한다.
가끔은 딴짓하다 그것이 진심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내게는 여행이 그렇고, 책 쓰기가 그랬다. 바라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어찌 알겠나. 오십이 넘었지만 인생은 많이 남았고, 우리는 자신의 재능을 찾아낼 기회를 아직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미리 판단하지 말고 시작해 보자.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