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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정우 Nov 02. 2023

③나는 효능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를 결심한 이유 (Part 3.)

제주 차귀도의 푸른 하늘. 

어떤 민원을 넣었을 때 “예산이 없어서 안 된다” “법규나 조례가 없어서 안 된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을 때면 대의민주주의에서 일반 위원자격으로 말하는 것보다 의원 자격을 갖췄을 때 스피커에 힘이 있는 생기는 걸 자연스레 느끼며 정치를 하고 싶다는 동기가 강하게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기자생활을 하면서 공무원,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나름의 잘나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이들을 취재해 국민에게 전달하는 역할보다 직접 전면에 나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왔던 것 같다. 현장에 가서 취재를 통해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내 스스로가 주체로 참여하고 싶었던 욕구가 컸던 것이다.    

 

2021년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5년 가까이 다닌 첫 회사(조세일보)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2021년 10월경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을 정도로 돈이 모였고 어떠한 도움을 받기보다 내가 직접 부딪치고 도전하며 기회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란 나름의 확신이 들었다.    


혹, 낙선하더라도 6개월 정도는 투자해도 나쁠 게 없었단 생각도 했다. 남들은 취업 준비도 1년 이상씩 하기도 하는데 6개월 투자한다고 내 삶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낙선 시나리오를 짜봤을 때 다른 언론사로 재취업 하는 것을 염두에 두거나 내가 직접 언론사를 설립해 운영해보고 싶단 생각도 했다. 이러한 연유로 낙선 이후 재취업 제안이 왔지만 이내 완곡하게 거절했다.


아울러, 과거 국민의당에서 운영한 풀뿌리정치학교를 수료한 적이 있다. 당시 구성원 중 한 분께서 “출마해보면 정치를 배울 수 있다”는 말씀이 당시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있었다.  


지지 여부를 떠나 30대 0선의 이준석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되는 것을 보면서도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곧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란 생각을 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나를 스스로 시험대에 올려놓고자 토론배틀(나는국대다 시즌1)에 참여하기도 했다. 토론 경험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많은 긴장을 한 탓에 최종 본선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당시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배현진 국회의원,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다대일로 압박 질문을 받았던 경험은 스스로 많은 성장을 거둔 시간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청년보좌역 면접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여명 전 시의원(대통령실 행정관)과의 다대다 면접에서는 다소 여유있게 임하며 합격할 수 있었다.      


청년보좌역을 통해 언론에 많은 주목을 받으며 정치에 입문한 필자는 점점 더 현실정치에 있어 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다. 후보 직속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하면서도 '자율성'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얼마 안 되는 사회경력만을 갖고 있었음에도 발언권을 부여받았고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효능감을 얻었다. 청년보좌역 활동 당시 정무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지만, 되레 그것이 무기가 되기도 했다고 평가한 분들도 다수 있었다.     


특히 대통령 후보 쓴소리 간담회 당시 “지지여부를 떠나 당선이 되려면 이준석 대표, 유승민 전 의원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했고 그날 저녁 당시 후보가 이 전 대표와 손을 들어 올리며 함께 지방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봤을 땐 또 한 번의 효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열정열차(정책을 싣고 달리는 열차) 기획단계에서부터 실행에까지 실무진으로 참여하며 대선을 치르면서도 힘들다기보다 추억으로 남을 만큼 즐거운 시간으로 보냈다. 또 험지 유세단(국민의힘 입장에서 열세를 보이는 곳을 찾아 유세차에 올라 즉석연설하는 캠페인)으로 참여하며 대중 앞에 섰을 때도 떨리는 기억보다 무대에 오른 가수처럼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계속된 효능감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정치판에 안착하게 됐다. 대통령 선거 이후 직접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했고 비록 낙선했지만 이른 나이에 정치인(정당인)이라는 하나의 업을 갖게 됐으며 이젠 또 다른 기회를 기약하며 나름대로 발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낙선은 너무나 쓰디쓴 기억이다. 당선됐으면 더없이 좋았겠단 생각이 있지만 시민들께서 지금의 나에게 겸손함을 주셨다 생각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현재는 안산시청 공보관실 언론홍보전문위원으로 채용돼 시정을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행정의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점이 가장 좋다.


앞으로 행정 안에 녹아들면서 조금 더 숙련의 과정을 거쳐 의정활동을 보다 더 세밀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인고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효능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이는 나에게 정치를 하는 원동력이자 다음을 기약하고 준비할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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