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영화를 보러 갔다가 인간을 보네
어비의 인공지능영화 컨퍼런스 : 인공지능 전문가와 영화전문가의 만남
지인의 감독 데뷔 현장 참관
지인의 감독 데뷔 현장을 보러 6월 7일 용산 CGV로 갔다. AI 전문 크리에이터 어비가 주최하는 행사로 영화 상영회는 컨퍼런스를 표방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부는 5명의 감독이 주어진 5분의 시간 동안 각자의 AI로만 만든 영화를 상영하고 그 작업 과정을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2부는 5편의 영화가 끝나고 나서 실제 영화 감독님들의 AI와 영화의 접목 및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길(조현길)'님의 '사이버 사무라이 2050'
상영회는 '길'님의 '사이버 사무라이 2050'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길'님은 모두의 연구소 DAO랩 시즌 2에서 만난 분이다. 함께 활동하는 동안 늘 맡은바 책임감 있고, 긍정적인 태도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분이라고 생각되었다. 다방면에 많은 호기심과 배우는 열정이 가득한 분이셨는데 바쁜 와중에 영화를 만드셨다니 새삼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본인을 소개했지만 글쎄요. 길님 본인이 평범하시면 저 같은 사람은 존재감이 없는 사람입니다 ㅎㅎㅎ) 영화의 줄거리나 감상평은 내 위치로는 무리인 부분이라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느껴지는 것은 이 AI 영화 컨퍼런스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가끔 익명으로 글을 써도 그 사람을 알아채는 순간이 있는데, 성실함과 탐구심, 다양한 분야의 관심도가 '사이버 사무라이 2050'을 보면서 느껴졌다.
우선 영화의 길이가 5분을 채웠다. 이건 정말 중요한 포인트다. AI 영화가 진정한 상업 영화관 CGV에 소개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앞으로는 익숙해질 순간들이겠지만 과연 영화 산업이라는 전문 영역이 과연 대중으로 내려올 것인가가 판단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영화 감독이 되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인가의 첫 발걸음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과연 그 순간을 어떻게 충분히 즐기고 표현할 것인가? 그 점에서 과감히 길님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의 이야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설득력 있고 부족하지 않게 그 시간을 끌어냈다. 본인이 선호하는 캐릭터와 배경, 주제 의식이 드러나는 시작과 엔딩 크레딧까지 정말 짧은 영화를 본 것 같았다. 진짜 영화 감독이 보면 "이런 것도 영화인가?" 반문하겠지만 우리는 AI로 모든 것을 작업하는 영화를 만나는 것이니까.
AI가 대중화되는 순간
영화 외에도 좋았던 부분은 바로 김경식 님이 친구 이동우 님을 언급하시면서 영화 제작의 허들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언급하신 부분이다. 내가 기억하는 이동우 님은 90년대 틴틴파이브라는 개그그룹의 멤버였고, 그 그룹 자체가 워낙 다재다능한 팀이고 다들 재능으로 반짝였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실명을 하시면서 점점 연예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지금 근황은 우리들은 잘 알지 못한다. 김경식 님이 친구인 이동우 님에게 "네가 원하는 내용의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캐릭터를 정하고, 목소리를 입히고 그 목소리 톤까지 다 조정이 가능하고, 외국어로도 대사를 입힐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AI가 어떻게 대중 속으로 녹아들지 말해주는 순간이 아닐까? 2부의 영화 감독님들이 AI 영화에 대한 한계를 말하는 부분은 어쩌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면 이 순간이 가장 이 AI 영화 컨퍼런스의 가치를 말해주는 순간이었다.
또한 상영회에서 목소리 파일 오류로 대사가 나오지 않을 때 본연의 콩트 천재 재능을 아낌없이 보여주신 "CGV 인공지능 영화관에서 인간 변사 탄생의 순간"도 즐거웠다.
인간의 역할과 AI의 조화
어느 순간 모든 것이 AI 기술로 대체되고 그 대체 지점마저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우리는 인간인 서로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끌어오는 것도 인간이고,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택해질 것이고, 그것을 선택하는 것도 사람이니까. AI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은 결국 개별화 된 인간이 본인을 나타내는 수단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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