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님의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곡의 첫 소절입니다. 생각이 많아질 때면 산책을 자주 하곤 합니다. 산책하다가 잠시 멈춰서 초점 없는 눈으로 어딘가 주시하고 있으면, 생각도 정리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멍 때리기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뇌 부분을 활성화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집 근처 둔치에 유채꽃이 많이 핀 곳이 있습니다. 4월만 되면 유채꽃 반, 사람 반으로 가득 차는 모습이 절경입니다. 유채꽃도 구경, 사람도 구경하고 있으면, 유채꽃의 향기와 함께 봄을 느낍니다. 오늘도 인산인해인 유채꽃밭을 보며 걷다가 문득 학생들이 혼동했던 원자와 원소가 생각났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잘 구분해 줄 수 있겠네요. 어? 그런데 이미 원자와 원소의 개념으로 아래 그림을 설명했네요?
난 무엇을 보았고, 또 느껴야 하는가...
원자의 표현은 유채꽃 반, 사람 반이었습니다. 만일 유채꽃의 수와 사람의 수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유채꽃 OO송이, 사람 OO명이 원자의 개념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이처럼 원자는 물질의 구성요소를 양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원소의 표현은 유채꽃도 구경, 사람도 구경입니다. 더 확장하자면 차도 구경, 아파트도 구경, 산도 구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원소는 물질의 구성요소를 질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결국, 원자와 원소는 양적(개수)과 질적(종류)인 표현의 차이일 뿐 물질의 본질에 대한 차이는 없습니다.
물 분자(H2O)를 원자와 원소로 표현해 보겠습니다. 하나의 물 분자는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 또는 수소와 산소 원소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하나의 물 분자를 의미합니다. 위의 유채꽃밭 그림을 하나의 분자라고 표현한다면 분자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채꽃밭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유채꽃 수천 송이와 사람 수백 명과 차 수십 대를 그려야 합니다. 의미가 있는 작품(분자)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요소(원자)가 필수적이죠. 이처럼 분자는 원자로 구성된 물질의 성질을 뜻합니다.
내친김에 이온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원자는 원자핵과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누어집니다.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양성자는 양(+)의 성질을 나타내고, 전자는 음(-)의 성질을 나타냅니다. 중성인 원자는 양성자와 전자의 수를 같게 유지하는데, 중성인 원자에서 전자가 다른 원자로 이동하게 되면 양성자가 전자보다 하나 많아지므로 양의 성질을 띠게 되어 양(+)이온이 되고, 다른 원자로부터 전자 한 개를 얻게 되면 전자가 양성자보다 하나 많아지므로 음의 성질을 띠게 되어 음(-)이온이 됩니다. 그래서 이온은 전자를 잃거나 얻어서 생긴 전기적 성질(전하)을 뜻합니다. 유채꽃밭에서 멍 때린 보람이 있네요~ 내일을 벚꽃 나무 밑에서 멍 때려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