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보람 Sep 15. 2023

전기치료하면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산화, 환원, 수소, 산소, 음극, 양극, 산성, 염기성, 역치, 직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70%는 물


이라는 말처럼, 우리 몸은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 글인 "물은 어떻게 전류를 흘려보낼까?"에서 물에 직류 전류를 흘려보냈을 때, 음극수소가 발생하고 양극산소가 발생했습니다(금수강산~ 음수양산~ 기억나죠?). 이번에는 우리 몸에 직류로 전기치료를 했을 때, 음극양극엔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지 일상적인 예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음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첫 번째는,

전자를 얻는 환원반응으로 물 분자 중에 수소가 발생하고, 수산화 음이온(OH-)이 남게 되어 ‘알칼리성’을 띠게 됩니다.


알칼리(염기)의 특징은 우리가 평소 고기 먹을 때 싸 먹는 ‘상추’를 떠올리면 쉬운데요, 쌈을 싸 먹는 이유는 맛있기도 하지만,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소화도 잘 시켜서 많이 먹을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알칼리는 단백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강알칼리는 인체에 아주 위험합니다. 일상에서 강산성만큼이나 위험한  강알칼리성 물질은 단백질로 되어 있는 우리 몸을 한꺼번에 녹일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쌈에 집중하세요~

음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두 번째는,

우리 몸의 안과 밖의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입니다.


신경세포는 "세포 밖"이 세포 안보다 상대적으로  상태일 때 아무런 자극이 없는 안정적인 막전위를 이루고 있으며 이를 안정 막전위(resting membrane potential)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외부에서의 자극이나 내부의 뇌에서 동작 수행을 위한 명령을 내렸을 때, 신경세포의 세포 안과 세포 밖 사이의 전위차가 줄어들게 됩니다. "세포 밖"이 세포 안보다 상대적으로 음극 상태일 때 흥분(자극에 대한 반응)을 전달하게 되고, 이를 탈 분극(de-polarization) 상태라고 합니다(안정 막전위와 탈 분극이 일어나는 활동전위는 다음 장에 자세히 다룰게요).


전기치료의 음극이 안정 막전위 상태의 "세포 밖"음극 상태로 만들어서, 세포 안과 밖 사이의 전위차가 점차 줄어듭니다. 그래서 조금만 자극을 주어도 분극이 깨지게 되어(탈 분극), 신경세포간의 신호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흥분성 증가 또는 문턱 값 감소라고 표현합니다.


문턱 값(threshold)이란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자극의 양이라는 뜻으로, 문턱 값이 낮을수록 적은 자극으로도 쉽게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바닥에 있는 어떤 물건을 밀기 위해서는 마찰력을 이기는 힘이 필요한데요, 이때 마찰력을 문턱 값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고 무거운 물건일수록 문턱 값이 크므로 쉽게 움직일 수 없고, 작고 가벼운 물건일수록 문턱 값이 작으므로 적은 힘으로도 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문턱이면 방에 들어오지 말라는...

음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세 번째는,

흥분성을 증가시키는 자극이 계속되면 ‘통증을 유발’합니다.


전기치료기를 통해 통증이 있는 부위에 통증을 더욱 유발는 역설적인 상황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 통증의 신호를 보내서,  지점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래서 혈액에 있는 백혈구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이로 인해 통증 부위에 피가 모이기 때문에 충혈(hyperemia)이 되며, 심하면 출혈(bleeding)도 일어나게 됩니다.    


음극에서 발생하는 세 가지 화학반응을 정리하면 이렇게 연결할 수 있겠네요.


부드러워짐(알칼리성)
-> 자극에 민감(흥분성 증가)
-> 통증 유발(혈관 확장)


다음으로 양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첫 번째는,

전자를 잃는 산화반응으로 물 분자 중에 산소가 발생하고, 수소 양이온(H+)이 남게 되어 ‘산성’을 띠게 됩니다.


산성의 특징은 '리코타 치즈'를 떠올리면 쉬운데요, 우유가 응고된 뒤 남은 액체에 산성물질인 레몬이나 식초를 넣어 단백질을 굳혀서 만든 것이 리코타 치즈입니다. 이처럼 산성의 특징은 단백질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우리 몸을 구성한 단백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염산(HCl)은 강산성의 대표적인 물질로 우리 몸에 접촉했을 때 화상을 입히고, 금속물을 부식시키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PVC)과 같은 단단한 물질을 만들 때 활용되기도 하고, 우리 몸의 위(stomach)에서 단백질 소화효소인 펩신(pepsin)이 가장 활성화할 수 있는 산성 환경을 만들어 단백질인 위벽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위험한 강산성이라도 적절히 활용하면 우리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나도 메인 요리 먹고 싶다...

양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두 번째는,

우리 몸의 안과 밖의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의 ‘흥분성 감소’입니다.


전기치료의 양극이 안정 막전위 상태의 "세포 밖"을 양극 상태로 만들어서, 세포 안과 밖 사이의 전위차 점차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외부 자극에도 분극을 유지할 수 있어서(안정 막전위), 신경세포간의 신호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흥분성 감소 또는 문턱 값 증가라고 표현합니다.


양극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세 번째는,

흥분성의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진정효과로 ‘통증을 감소’시킵니다.


그래서 혈액의 이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혈관을 수축하고 지혈 또는 허혈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양극에서 발생하는 세 가지 화학반응을 정리하면 이렇게 연결할 수 있겠네요.


단단해짐(산성)
-> 자극에 둔감(흥분성 감소)
-> 통증 감소(혈관 수축)

  

우리 몸에 전기치료를 했을 때 음극양극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반응을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음극양극에서 어떤 기체가 발생하는지 먼저 떠올리는 게 중요하겠네요. 그렇다면 따라 해 보세요~~~      


금수강산~ 음수양산~ ^^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1. 물의 전기분해 시 음극양극에서 각각 어떤 기체가 발생하나요?

2. 음극에서 발생하는 세 가지 화학반응은 무엇인가요?

3. 양극에서 발생하는 세 가지 화학반응은 무엇인가요?

이전 15화 물은 어떻게 전류를 흘려보낼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