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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람 Aug 01. 2023

물은 어떻게 전류를 흘려보낼까?

물의 전기분해, 산소, 수소, 산화, 환원, 전류, 안전, 전기치료

고요하고 평화로운 가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가정에 위기가 닥쳐옵니다.

아기가 걷기 시작한 것이죠.

 감지한 아빠와 엄마는 온 집안의 모서리에 보호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기는 가소롭다는 듯 미처 보호하지 못한 모서리 찾아 부딪치고 다닙니다.


아빠는 아기가 좋아하는 목욕놀이를 함께하며 시선을 돌리고, 그 사이 엄마는 거실에 울타리를 두릅니다.

엄마의 울타리 완성 신호를 듣고 아빠는 목욕을 마칩니다.

아빠는 아기를 거실의 울타리 안에 잠시 눕혀놓고, 드라이기를 가지러 안방으로 갑니다.

엄마는 안심하며 우유를 타러 부엌으로 갑니다.


이때 아직 몸이 덜 마른 아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울타리로 인해 거실을 벗어나기 쉽지 않죠.

저 멀리, 울타리가 쳐져있지 않은 벽 쪽에 돼지코가 아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는 서서히 기어갑니다.

오른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돼지코에 손가락을 넣으려고 합니다.

돼지코와 아이의 손가락이 맞닿기 직전,


엄마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안 돼! 안 돼! 지지~ 지지~
이리 와! 이리 와! 어허~ 어허~
 여보 쟤 좀 말려!!!

   

콘센트 주변에 귀신이라도 그려 놓아야 하나...


이 이야기는 서스펜스 스릴러 공포물이 아닌 일상적인 육아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서 울음을 터트리고, 이야기는 평화롭게 끝이 나죠. 저도 그랬고 누구나 한 번쯤 겪었던 일입니다. 부모님 덕에 우리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죠.


 전기 잘 흐르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젖은 손으로 콘센트를 꽂으면 절대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물 전기가 흐른다는 것을 이용하여 위기상황을 자주 연출합니다. 악당을 처단하는 클리셰로도 흔히 사용되죠.


물리치료에서도 물이 전기를 잘 흐르게 한다는 것을 이용해서 전기치료(electrotherapy)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치료 부위에 물에 적신 전기치료기 패드 부착하면, 기기에서 나온 전류가 설정한 강도만큼 인체로 잘 전달됩니다(치료 후 패드를 떼어냈을 때 내 몸에 물기가 남아있던 경험 있으셨죠?).


이러한 이유는 '물의 전기분해'에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일반적인 물에는 많은 불순물이 섞여 있습니다. 순수한 물은 오히려 전류가 흐르지 않고, 물에 함유된 불순물이 전류를 흘려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제부터 나오는 화학식에 첨자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리며, 방법을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려요^^


불순물이 섞인 물을 만들기 위해 비커(beaker) 안에 있는 순수한 물(H2O)에 소금(NaCl)을 녹여보겠습니다. 먼저 '일차반응'으로 이온들이 분해되어 이온 재배치 현상이 일어납니다. 물에 소금이 녹으면서 나트륨 양이온(Na+)과 염화 음이온(Cl-)으로 나누어집니다. 이어서 물에 전류를 흘려보냅니다. 나트륨 양이온은 전류의 음극(-)으로 이동하고, 염화 음이온은 전류의 양극(+)으로 이동하,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는 '이차반응'이 일어납니다.


물에 흘려보낸 전류의 양극 주변에 있는 하나의 물 분자(H2O) 중에 수소는 전자를 잃기 쉬운 특성이 있어서(수소는 산소보다 이온화 경향이 높은 양(+)의 성질이 강하므로 전자를 잃기 쉽다), 2개의 수소 양이온(2H+)과 2개의 전자 음이온(2e-) 분해되고, 나머지 하나의 산소 원자(O)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의 산소 원자는 불완전한 형태이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인 산소 분자(O2)가 되기 위해 하나의 물 분자를 더 가지고 옵니다. 결국 두 개의 물 분자(2H2O)4개의 수소 양이온(4H+)과 4개의 전자 음이온(4e-)으로 분해되고, 2개의 산소 원자 남게 되어서 양극에서는 1개의 산소 분자(O2)를 얻게 됩니다(이처럼 전자를 잃은 반응이나 산소를 얻는 반응을 산화 반응이라고 한다).


남은 4개의 수소 양이온(4H+)은 '일차반응'에서 물에 녹은 소금 중에 양극으로 이동한 4개의 염화 음이온(4Cl-)과 결합하여 4개의 염화수소(4HCl)를 생성합니다.


그런데 4개의 수소에서 잃어버린 4개의 전자 음이온(4e-)은 어디로 갔을까요?         

음~ 수소와 산소의 2:1 비율은 물분자 H2O를 떠올려요~

양극의 4개의 수소에서 잃어버린 4개의 전자 음이온(4e-) 음극으로 이동해서 음극 주변에 있는 물 분자와 다시 '이차반응'을 일으킵니다.


전자의 개수와 수 일치를 위해 4개의 물 분자(4H2O)를 가지고 와서 전자를 얻기 쉬운 형태인 4개 수산화(OH)로 분해됩니다. 4개의 수산화는 4개의 전자 음이온(4e-)과 만나서 4개의 수산화 이온(4OH-)을 만들고, 남은 4개의 수소 원자(4H)음극에서는 2개의 수소 분자(2H2)를 얻게 됩니다(이처럼 전자를 얻는 반응이나 수소를 얻는 반응을 환원 반응이라고 한다).


음극에서 생성된 4개의 수산화 이온(4OH-)과 '일차반응'에서 물에 녹은 소금 중에 음극으로 이동한 4개의 나트륨 양이온(4Na+)이 결합하여 4개의 수산화나트륨(4NaOH)을 생성합니다.


이처럼 물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물에 있는 불순물과 함께 전기분해가 일어납니다. 새로운 물질을 형성하는 과정 속에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게 되어 전류(전기)가 흐르는 것이죠.


참고로 음극과 양극에서 어떤 기체가 발생하는지 떠올리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걸 쉽게 기억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과 산을 금수강산이라고 부르죠? 금수강산 대신에 음수양산 어때요? 음극엔 수소, 양극엔 산소... 네~ 마무리할게요~


아이들은 이런 내용을 몰라도 어른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안되면 안 되는 거야'라고 외치던 본능적인 학습이, 하나하나 이해하는 학습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죠. 부모님의 잔소리가 그리워지는 밤이네요~

   

전자의 이동 = 전기의 흐름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1. 육아를 하면서 겪었던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2. 물의 전기분해 시 나타나는 '일차반응' '이차반응'을 각각 두 글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나요?

3. 물의 전기분해 시 음극과 양극에서 생성되는 기체는 무엇인가요?

4. 전자의 이동은 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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