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야 Jan 11. 2022

새해 일기

일과 마음을 모두 잡는 법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른 2021년이었다. 총선 대선 정국의 정치부, 메인뉴스 고정출연, 대학원, 논문, 결혼까지. 눈앞에 닥친 것들을 휘뚜루 마뚜루 해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2022년은 그동안 미뤄둔 것들에 천천히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그에 앞서 성인이 돼서의 나의 발자취를 정리해보았다. 


 · 2014년 8월: 실내건축학&신문방송학 졸업 

 · 2015년 9월: 입사 

 · 2016년 10월: 종편 최연소 앵커 시작

 · 2018년 8월: 자진 하차 

 ·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출입 등 

 · 2020년: 낮 프로그램 출연 

 · 2021년 10월: 메인뉴스 출연 中

 · 2022년 2월: 경제대학원 공공발전 전공 졸업 예정 


일에 열정 쏟기: 해설형 기자되기 


 정리하고나니 나의 일에 대한 열정이 눈에 들어온다.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사실은 취재를 위한 공부와 시야 확대 차원이 컸다. 기자는 사실 취재원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무지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단단한 사전 지식과 사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은 취재할 포인트를 발굴하는 데에도, 취재원에 송곳 질문을 던지는 데에도 제법 유용하다. 줄곧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맡으셨던 해설성 코너. 나는 좀더 생생하게 시청자들에게 현 사안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맥락을 전달하고 싶다. 기자가 하는 일은 팩트를 발굴하는 데에도 있지만, 그 팩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청자가 보기 쉽게끔 한데 모아 해설하는 데에도 있다. 그 역할이 내 역할이다. 수 많은 팩트들을 검증하고 모으느라 밥 한끼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다. 시간이 촉박하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스스로 세운 이 대원칙을 먼저 허물진 않고 싶다. 원고에 못담았던 내용들은 가끔 브런치를 통해 전하고 싶다. 기자 일에 진심인 기자가 되고 싶다. 


매일의 ritual로 마음관리 


 나에겐 매일의 '리추얼'이 있다. 정하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매일의 신성한 의식 같은 것. 일련의 의식을 정성스럽게 치르면서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다. 솔직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뭐 발제하지?', '외롭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때가 많다. 그 생각을 이겨내려고 한다. 나의 경우 이불을 개고, 그릭요거트에 그래놀라를 얹어 먹은 뒤, 요가 자세 중 하나인 수리야나마스카라 A를 1~2번 반복한다. 그리고 출근길에 산책명상 유튜브를 틀어놓고 긍정의 주문을 건다. 그리고 회사 책상에 앉아선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음미한다. 그리고 자기 전에 명상록 한구절씩 읽고 잠에 든다. 몸의 근육을 가꾸듯 마음 근육을 지속적으로 가꾸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사람들은 스펙 관리, 재테크 관리, 평판 관리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은 관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이야말로 다른 관리 대상들의 근본적인 뼈대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쏟는 에너지만 아껴도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나는 이미 예쁜 꽃인데 옆에 있는 꽃들이 튤립, 장미, 안개꽃이라고 해서 내가 가진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있기에 더 예쁜 꽃밭이 완성될 수 있다. 불행의 원인은 결고 내가 겪는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으로부터 떠오르는 나의 생각이다. 그 생각과 나만 분리해낼 수 있다면, 그 연습을 꾸준히 하고 의식할 수 있다면, 나는 불행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특히나 협업도 많고 비교도 많은 방송국이란 곳에서 내가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다. 

 

 브런치라고 해서 거창하고 완벽한 글을 쓰기보단 2022년 하루하루의 단상과 취재물을 기록하는 데 더 중점을 두려한다. 우리는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필요한 것이지 위인이 필요한 게 아니다. 내 글을 스쳐 읽는 누군가가 제법 유용한 레퍼런스라고 생각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을 마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