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초승
나는 너에게 갇혀 있기를 바랐다
그럼과 동시에
너도 내게 갇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건 내 과분한 욕심인 건가
아니면 너는 어딘가에 갇혀 있을 사람이 아닌 건가
저 멀리, 하염없이 멀리
나로부터 멀어졌다
그렇기에 난
스스로 너 안에 갇혔다
네가 원하는 걸 다 하고
나의 불호는 내 마음속에 가뒀다
이렇게라도 하면
한 번쯤 날 봐주지 않을까
네 옥 안에 있는 내가
눈에 밟혀서라도
불쌍해서라도
한 번쯤 봐주기를 바랐는데
나는 점점 더 작아지지만
너는 점점 더 환해져서
내가 있는 자리만 더 어두워졌다
너는 언제나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었지
어딘가에 갇혀 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넌 날 떠나갔다
매서운 말 몇 마디로 처절하게
예민이라는 명목에서 나를…
그래서
마치 죄명 자체가 사라진 죄인이 밖으로 나오듯
나는 너에게서 석방됐다
너로부터의 자유
원치도 않았지만 손에 얻은 해방
자유는 가까워졌지만
너는 서서히 멀어졌고
나는 언제 너에게 갇혔다는 둥
당신의 흔적은
내 몸에서 하나둘 사라진다
이 흔적은 너와 함께했다는 유일한 증명수단이지만
그렇게 지워진다면
지워지면서 아픈 이 마음이 언젠가 무뎌진다면
그때는 진짜
너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