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초승
어느 날부터
나는 네 마음에
갇혔다
세상 모든 게
당신의 기준 하에서,
네가 좋아하면 나도 좋고
네가 싫으면 나도 싫은,
당신에게 종속된 나
분명 나는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하기를,
그게 내 축복이자 삶이라고
나와 너에게 맹세했건만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고
너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한다면
그건 인간다움과 배척되는 행위일까
하지만 나도 이젠 힘들어
삶을 주체로서 사는 게 아니라
너의 객체로 사는 게 싫어
내 숨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웃음도 울음도 네 허락을 기다리는 것 같아
이제 나는 자유를 찾아 나설래
너와 평생의 동반보다는
너로부터의 자유가 더 간절해
만약 네가 나의 자유를 탐탁지 않아 해도 괜찮아
이 순간이 내게는 몇 년의 보상이고
해방이니까
나의 방종을 오늘 하루만 용서해 줘
이 하루가 지나서
다시 너와의 감금이 그리워진다면
기필코 그때는 너에게 평생 갇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