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적으며

2막. 초승


편지.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이는 글로 적어 보내는

마음 속의 우체국


편지.

이 편지를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함께 했던 추억의 파도에

다시 한 번 몸을 맡기는

기억과 기억을 잇는 다리


편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국에서 저 먼 이국의 땅까지

천 리 길을 가뿐히 뛰어넘어

내 마음이 전하는 공간의 도약점


편지.

언젠가는 그리움으로 사무칠,

미래의 나와 상대에게 띄우는

작고 아담한 타임캡슐


편지.

내 마음의 은신처.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내 마음이 곪아들어갈 때

나는 조용히 편지를 읽습니다


보고 싶어 애달픈 그 사람이

글 사이로 새어들어와

포옥 안아줍니다


내 마음을 고이 접어

머나먼 어딘가로

그대가 닿을 때까지

훨훨 한없이 날려보냅니다

이전 01화숙명, 운명, 그리고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