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가본 적 없는 우리는, 반미 하나를 먹으려 줄을 선다는 소문에 그 가게를 찾아갔다. 이른 오후, 줄은커녕 기다리는 사람조차 없자 쾌재를 부르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죄송합니다. 솔트아웃 되셔서 품절되셨습니다.”
베트남식 샌드위치가 맛있는 건 분명해 보였다. 이 시간에 동이 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샌드위치는 존대를 받고 있었다. 반미께서는 '솔트아웃' 되셔서 '품절'되신 것이다.
점원은 왜 한 번에 두 나라의 말을 끌어다 쓴 것일까. 우리를 보고 영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걸까? 아니면 베트남 전쟁에 함께 참전했던 미국인과 한국인에게 하던 말이 습관처럼 튀어나온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대체 무엇 때문일까.
'품절'의 연유로 보이는 '솔트아웃'에 대해 곰곰이 따져 보았다.
글자 그대로 소금이 떨어져서 품절인 걸까. 아니면 주방장 솔트 씨가 외출을 나갔거나 파업에 동참해서 품절인 걸까. 어쩌면 솔트 씨가 가게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품절되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유야 어쨌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반미가 ‘품절되셨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시'의 사용은 사람에 대한 서비스 정신에서 비롯되었다. 고객은 물론이고, 고객이 지갑을 열어 사는 물건에까지 '시'를 덤으로 얹어준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한 '시'의 남발은 급기야 수많은 것들에 대한 존대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