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내용 확인하는 방법
형사 절차 단계별 열람복사 방법
경찰청과 검찰청의 수사는 그 성격상 밀행주의(은밀하고 비공개로 진행)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일반적으로 수사중에는 사건 관계인(고소인이나 피고소인)에게 구체적인 사건진행과정이나 사건의 내용을 고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은 본인의 변호를 위해서나 상대방의 처벌을 위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내용으로 고소를 하였는지 등에 대해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은 고소장이나 수사기관에서 본인이 진술한 서류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을 때 수사기관에 제한적으로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 단계에 따라 어떻게 고소장 등의 서류를 열람등사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경찰청에 사건이 있는 경우(검찰청에 사건 송치 전)
검찰청에 고소하든 경찰청에 고소하든 대부분의 형사사건의 첫 수사시작은 경찰청에서 하게 됩니다. 경찰청에서는 고소장이 접수되면 먼저 고소인을 소환하여 고소장 내용을 물어본 뒤 피고소인을 소환하여 죄를 추궁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소인은 고소장의 고소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검찰 송치 전 경찰청 조사 단계에서의 고소장 열람 복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본인이 경찰청에서 진술한 부분, 경찰청에 제출한 서류 등에 한해 열람 등사가 가능하였습니다) 경찰 내부에 고소장 열람등사에 대한 지침이 존재하였으나 단순 지침에 불과하여 실제 고소장 열람 복사 신청을 하는 경우 이를 거부하는 수사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2017. 6. '경찰 수사서류 열람,복사에 관한 규칙'을 경찰청 예규로 신규 제정하면서 경찰청 수사 단계에서도 피고소인은 고소인의 고소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예규 제정으로 고소인과 피고소인 등의 사건관계인들은 경찰청에 고소장, 체포영장, 구속영장, 본인이 진술한 내용이나 본인이 제출한 서류의 내용 중 일부를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찰청에 대한 고소장 열람 복사의 신청은 인터넷(www.open.go.kr), 우편, 직접 수사 중인 경찰청에 방문하여 정보공개청구의 방법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다른 서류들은 예규 제정 전에도 복사가 가능했으니 고소장 열람복사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데에 이번 예규제정의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피고소인은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전 고소장 열람복사 신청을 하여 고소장의 내용을 확인한 후 고소사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경찰 수사서류 열람복사에 관한 규칙
제3조(신청인 및 신청가능서류) 1 사건관계인 참고인, 그 대리인은 수사 중인 기록, 내사 중인 기록, 종결된 내사 기록 중 본인진술서류 및 본인제출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열람, 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대질신문 조서의 경우 본인 진술부분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다.
2 피의자 피진정인, 그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장, 고발장, 진정서의 열람 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고소 고발장, 진정서의 내용 중 혐의사실에 한정하고 개인정보, 혐의사실 중 참고인에 관한 사실, 증거방법 및 첨부된 제출서류 등은 제외한다.
3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 그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동거인 또는 고용주는 긴급체포서, 현행범인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의 열람 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4. 긴급체포 후 석방된 사람 또는 그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는 체포통지서, 긴급체포 승인건의서의 열람 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2. 검찰청에 사건이 있는 경우(사건 송치 후)
과거에도 검찰청에 사건이 송치된 이후에는 사건관계인(고소인, 피고소인 등)들이 고소장, 경찰청 검찰청에서 본인이 진술하거나 제출한 서류 등에 대한 열람 복사하는 것이 가능하였습니다. 검찰청에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2012년부터 사건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라는 대검찰예규가 시행되면서 고소장 등의 서류의 열람 복사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만약 불기소가 된 경우에도 고소인과 피고소인은 불기소결정서 및 불기소이유서 또는 본인 진술 서류 등을 열람 복사할 수 있습니다.
검찰청에 열람복사를 신청하는 방법은 인터넷으로는 되지 않고 직접 검찰청 민원실을 방문하여 열람등사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열람등사신청서는 검찰청 민원실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사건기록 열람 등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제3조(기소전 기록의 열람등사의 허용범위) 1 사건관계인 또는 참고인은 수사중인 기록, 진정내사중인 기록, 불기소기록(기소중지 참고인중지기록, 항고재항고기록을 포함한다.), 종결된 진정 내사 기록 중 본인진술서류 및 본인제출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2 항고인 재항고인 또는 변호인은 항고 재항고이유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소명하고 검사의 불기소이유서(경찰의견서를 원용한 경우에는 그 의견서) 및 비진술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열람 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3 피고소인 피고발인 또는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 고발장, 항고장, 재항고장의 열람 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고소 고발장, 항고장, 재항고장에 첨부된 제출서류는 제외한다.
4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 담당검사는 검찰보존사무규칙(이하 "규칙"이라고 한다) 제22조 제1항 각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를 명시하여 기록의 열람 등사를 제한할 수 있다.
3. 기소 후 첫 공판기일 전
기소가 되고 처음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는 사건기록이 여전히 검찰청에 있게 됩니다. 따라서 사건기록의 열람복사 신청도 당연히 기록이 있는 검찰청에 하여야 합니다.
기소가 된 피고소인은 당연히 모든 증거기록의 열람 복사가 가능하니 앞서 말한 열람복사 신청방법으로 열람복사 신청을 한 후 복사를 하면 됩니다.
고소인의 경우에도 신청사유를 소명한 후 검찰청에 본인의 진술서류를 열람 복사할 수 있고 피해회복을 위한 경우라면 사유를 소명하여 본인의 진술서류를 제외한 일부 사건기록을 복사할 수도 있습니다.
4. 첫 공판기일 이후 판결 확정 전까지
첫 공판이 열리고 난 이후에는 사건기록이 모두 법원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첫 공판기일 이후에는 사건기록의 열람등사 신청을 법원에 하여야 합니다.
피고소인의 경우는 당연히 모든 증거기록의 열람복사가 가능하므로 민원실에 방문하여 신청서 접수 후 사건기록을 복사하면 됩니다.(미리 재판부의 직원과 연락을 취하여 복사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인의 경우에는 먼저 민원실에 열람복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재판장이 열람복사를 허가하면 이에 따라 재판기록의 열람 및 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5. 판결 확정 후
판결이 확정된 후에는 사건기록이 다시 검찰청으로 넘어가 검찰청에서 보관하게 됩니다. 따라서 판결 확정 이후에 사건기록 열람등사는 검찰청 민원실에 직접 방문하여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판결 확정 후에는 누구든지 사건기록을 열람 복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특수한 학술목적을 제외하고는 사건관계인(고소인과 피고소인 등)이 아닌 제3자의 경우에는 열람 복사가 불허됩니다.
이상 형사사건의 각 단계에 따른 고소장 등의 사건기록 열람 복사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열람복사 신청 당일에 기록을 복사할 수는 없습니다. 허가가 필요한 경우 열람 복사 허가에 수일이 걸릴 수 있고 열람 복사 일정이 밀려있는 경우네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소장 등의 기록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리미리 열람 복사 신청을 해놓아야 할 것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하였습니다. 형사절차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재의 수사과정과 재판 내용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사서류를 단계별로 수시로 확인하여야 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방어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