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면신청을 대리한 세무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양도소득세 감면대상인 것으로 생각하여 세무사에게 양도신고세 면제 신청 대리를 맡겼는데 애초에 양도소득세 감면대상이 아니어서 기존 양도소득세에 가산세까지 부과받은 경우 세무사에게 감면신청 대리를 맡긴 사람은 세무사를 상대로 추가로 부과된 가산세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에서는 농지매매를 중개했던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세무사를 통해 양도소득세 감면신청(8년 이상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면서 이를 직접 경작하였다는 사유)을 하였다가 오히려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신고불성실로 인해 가산세까지 납부하게 된 자가 신청대리를 한 세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한 사건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에 이바지함을 사명으로 하므로, 의뢰받은 사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범위 안에서, 의뢰인이 의뢰한 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비록 의뢰인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도 그에 따르는 것이 위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의뢰인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별도의 위임이 없다 하여도 의뢰인으로 하여금 이익을 도모하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조언할 의무를 집니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다63968판결,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8294판결)
따라서 만약 세무사가 의뢰인의 위임 본지에 따라 성실하게 의뢰받은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 명백한 경우는 의뢰인에 대해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위 양도 신고세 면제 오인 사건에서 원심은 세무사의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원고가 피고에게 양도소득세를 면제받도록 해달라고 의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세무사인 피고는 원고가 조세특례제한법 제69조 제1항에 따른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원고에게 직접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세무전문가의 입장에서 적절한 설명과 조언을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그에 위반하여, 공인중개사의 말과 공인중개사로부터 전달받은 서류에만 근거한 채 양도소득세 면제 신청을 하고 말았으니 역시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세무사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본 사건에 있어서는 세무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세무사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피고에게 새무대리를 위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인중개사가 피고에게 원고의 양도소득세 면제신청 관련 필요 서류 전부를 보내면서 ‘8년 이상 자경농지이고, 그 옆에 살고 있어서 감면대상이니까 그렇게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였고 원고 명의로 보수가 입금된 이상 세무대리 위임의 의사와 구체적 위임사무의 내용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로부터 건네받은 서류들의 내용은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들이었고 면제신청에 필요한 서류들도 모두 제공된 상태였기에, 피고로서는 양도소득세 면제신청이 우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원고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48412판결)
이 사건에서는 세무사가 의뢰인을 대리하던 공인중개사로부터 8년 이상 농지를 직접 경작하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었고 그 서류상의 내용도 공인중개사의 주장과 일치하였으므로 세무사로서는 의뢰인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의심하기는 어려웠을 사정을 참작하여 세무사에게 손해의 책임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의뢰인과 의뢰인의 대리인인 공인중개사는 세무사에게 양도소득세 면제사유가 되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이를 숨긴 채 마치 8년 이상 실제로 농지를 직접 경작한 것으로 세무사에게 설명했기 때문에 이를 믿고 면제신청을 한 세무사에게는 과실이 없다고 판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달리 만약 실제로 세무사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면제신청을 해볼 것을 의뢰인에게 권유하였다거나 의뢰인이 실제로 모든 내용을 사실대로 고지하였음에도 이를 검토함이 없이 면제신청에 나아갔다면 세무사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었을 여지도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국 세무대리를 맡기고 그에 따라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오히려 가산세 등의 손해를 입은 경우 의뢰인이 세무사에게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실제로 세무사에게 모든 사정들을 거짓없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음을 입증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상 부동산분쟁상담센터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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