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경비로 대표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적법할까?
Q : 상가 관리단 대표로서 임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임원에 입후보한 사람 중 한명이 저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하였고 이로 인해 변호사 비용으로 2,000만 원 가까이를 지출하였습니다.
상가 관리단 업무를 하다가 부당한 고소를 당한 것인데 변호사 비용을 관리단 경비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A :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나 집합건물 관리단의 대표를 맡게 되면 갖가지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은 단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일부 사람들의 경우 단체의 대표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 단체 대표자의 과실이나 고의로 위법행위가 발생하였고 이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단체 대표자는 본인의 비용으로 분쟁을 방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대표자의 잘못으로 벌어진 분쟁과정에서 대표의 방어를 위해 단체의 경비를 지출하였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단체 경비의 횡령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문제는 정당한 업무행위 중 부당한 소송이라 고소를 당한 경우에 단체 대표의 변호사 비용을 단체 경비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원칙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료는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하므로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분쟁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단체에게 있으나 법적인 이유로 그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개인이 소송 기타 법적 절차의 당사자가 되었다거나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 또는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단체의 이익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하여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단체의 비용을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4677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3982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2. 선고 2020가단5184353 판결)
결국 원칙적으로 대표자가 당사자가 되는 법적 분쟁에서 단체의 경비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예외적으로 단체의 업무를 적법하게 수행하다가 법적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법적 분쟁에 대응하는 것은 단체나 단체구성원들 이익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경우라면 단체의 경비로 변호사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대표의 법적 대응비용을 단체 경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이고 적정한 비용만이 허용될 뿐이고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단체의 대표가 미리 단체 경비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것이 아니라 대표 개인의 사비로 변호사 비용을 이미지출했다 하더라도 추후 단체 경비로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대표 개인은 단체를 상대로 지출한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에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실제 변호사비용으로 지출된 금액으로서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금액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적 분쟁에 따른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의 대표자의 적법한 업무행위로 인해 부당한 고소나 민사소송을 당한 경우에는 그 대표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단체에 소송비용을 청구하거나 지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단체 규약이나 규정에 대표자의 소송비용에 관한 근거가 존재한다면 그 규정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경비를 집행하면 될 것이며 만약 그러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단체 구성원들의 결의를 거쳐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추후 횡령 등의 법적 문제를 미연에 막는 예방적인 조치라고 할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2021. 9. 9.
문석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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