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의 임의변제와 채권최고액의 축소 가능성
채무액이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경우 변제충당 방법
Q : 채권자에게 3억 원을 빌리면서 부동산에 3억 5,000만 원 짜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자를 계속 지급하지 못해 이자를 합하여 총 4억 원으로 금액이 불어났습니다.
이후 저는 채권자에게 개별적으로 5,000만 원을 변제하였고 이후 추가 변제를 하지 못해 근저당권이 실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근저당권자는 5,000만 원을 변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전부인 3억 5,000만 원 전체에 대해 경매를 신청하였습니다.
제가 채무 일부를 변제하면 당연히 그만큼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축소되는 것이 아닌가요?
A :
1. 근저당권과 채권최고액
채무자가 돈을 빌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담보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근저당권입니다. 근저당권은 채무자가 채무를 연체하는 경우 바로 담보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자가 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에는 채권최고액을 설정해야 합니다. 채권최고액은 저당권을 실행하는 경우 최대로 담보될 수 있는 금액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근저당권에서 채권최고액은 채무액에서 20~30% 더 높은 금액으로 설정합니다. 지연이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지연이자까지 담보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2. 채무액이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경우 채무자의 임의변제가 채권최고액을 축소시킬 수 있는지 여부
앞서 본 것처럼 근저당권자는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만큼만 담보부동산에서 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채무자로부터 채무액이 많다고 하더라도 담보부동산에서 채무액을 전부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채무를 다 변제받을 때까지는 채권최고액이 축소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반면 채무자는 일단 일부라도 변제하고 채권최고액의 금액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채무액이 채권최고액을 초과할 때 채무자가 근저당권자에게 채무 일부를 임의 변제하는 경우입니다.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근저당권자에게 채무 일부를 변제하는 목적이 담보부동산의 채권최고액을 축소시키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채권 일부의 변제가 있더라도 채권 전액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근저당권의 효력이 잔존채무에 미친다고 보면서 변제된 일부 금원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피담보채권에 우선 충당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여전히 잔존 채무액이 채권최고액보다 많다면 채권최고액의 범위는 축소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10다3681판결, 대법원 1981. 11. 10. 선고 80다2712 판결)
3. 근저당권자와 채무자의 합의로 채권최고액에 충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채권최고액의 범위를 축소시키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권자의 동의가 있다면 채권최고액을 축소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채무자는 채무를 일부 변제하면서 채권최고액을 축소시키는 내용의 각서나 합의서를 받드시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근저당권에 의해 담보되는 금액에 먼저 충당된다는 내용의 합의가 인정되려면 근저당권자의 동의가 존재한다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단순 정황이나 채무자 내심의 동기 만으로 합의 충당이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4. 근저당권 채권최고액보다 실제 채무액이 더 많은 경우 임의 변제는 신중해야
결국 채권최고액을 초과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채무자는 일부변제를 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채무 일부만을 임의 변제해도 채권최고액보다 여전히 잔존채무액이 많다면 채권최고액의 범위는 축소되지 않습니다.채무자가 채권최고액 축소를 요구하며 일부변제를 할 때에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반드시 근저당권자의 합의충당 및 채권최고액 축소 합의서를 받아야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2021. 9. 23.
문석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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