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였던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 방법과 제한
미성년자였던 상속인이 성년자가 된 후 특별한정승인 신청을 하는 경우
아버지는 제가 미성년자일 때 사망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사망 후 어머니는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고 채권자들은 어머니와 저를 상대로 채무를 변제하라는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제가 성년자가 되고난 후 채권자들은 저를 상대로 한 기존 판결문을 근거로 통장 압류를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에 와서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포기하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통해 상속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을까요?
1. 한정승인 및 상속포기
사망자의 채무가 재산보다 많은 경우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함으로서 상속인 본인 재산으로 상속채무을 변제해야 하는 의무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즉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승인,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은 상속재산과 상속채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상속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제1026조)
따라서 상속인은 사망자의 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많다고 보이는 경우에 사망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신청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2. 특별한정승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속인이 상속개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상속인은 상속채무를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월 내에 알지 못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법에서 과실없이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기간을 놓친 경우에는 상속인에게 한차례 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정승인 및 상속포기 기간을 놓친 경우라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그 이후에 알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한정승인 및 상속포기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는 가정법원에 신청하여 수리 심판이 있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신청은 소송행위로서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에(일반적으로 부모) 의해서만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기간이 도과한 후에 하는 특별한정승인신청도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대리하여 해야 하는 것인데 특별한정승인신청 기간 즉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의 기산점 역시 법정대리인인 부모 중 일방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기산됩니다.
만약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도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 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미성년자는 상속채무를 모두 상속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일반적으로 채권자들의 소제기 및 판결이 있으면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미성년자였던 상속인이 성년자가 된 이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일 당시 법정대리인의 부주의로 인해 특별한정승인 신청을 하지 못하였다면 상속인이 성년자가 된 이후에 다시 특별한정승인 신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 신청 기산점인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때의 기산점은 미성난자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며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자가 된 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때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결국 미성년자에 대한 특별한정승인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 미성년자였던 상속인은 이미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인식하였다면 성년자가 된 이후에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상속인의 입장에서는 미성년자였던 시절에 법정대리인의 부주의 책임을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황당할 수 있으나 현재 법률 규정에 의할 경우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결국 현행 법체계에서는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이상 문석주 변호사였습니다.
2021. 11. 11.
문석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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