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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울리 Slowly Mar 24. 2023

안다는 것은

01.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모든 것이 속임수 투성이었고
그럴싸하게 속여 마치 참뜻과 행복, 아름다움이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믿게 하였으며
모든 것이 부패해 있었다.
.
.
.
싯다르타 앞에는 한 목표
오직 하나뿐인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것이었다.
갈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소원으로부터 벗어나고
꿈으로부터 벗어나고
기쁨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자기를 비우는 일이었다.
자신을 *멸각하는 것
자아로부터 벗어나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닌 상태로 되는 것
마음을 텅 비운 상태에서 평정을 얻는 것
자기를 초탈하는 사색을 하는 가운데 경이로움에 마음을 열어 놓는 것
이것이 그의 목표였다.


만약 일체의 자아가 극복되고 *사멸된다면
마음속에 있는 모든 욕망과 모든 충동이 침묵한다면
틀림없이 궁극적인 것
그러니까 존재속에 있는 가장 내밀한 것
이제 더 이상 자아가 아닌 것
그 위대한 비밀이 눈뜨게 될 것이었다.


싯다르타(1922) 헤르만 헤세




나는 누구인가? 내가 생각하는 나는 무엇인가? 나는 내 몸인가 아니면 순간순간 사유하고 있는 정신인가? 싯다르타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는 왜 그토록 자아에서 자유로워지고 자아를 내려놓고 혹은 벗어던지려고 했을까? 몸이 사라진다면 그때도 우리는 존재하는가?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 친구.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앎뿐이며
그것은 도처에 있고
그것은 *아트만이고
그것은 나의 내면과 자네의 내면
그리고 모든 존재의 내면에 있는 것이지.
그래서 난 이렇게 믿기 시작하였네.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 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고 말이야.


싯다르타(1922) 헤르만 헤세



무엇이 존재하는 것이며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배움이라는 것, 앎이라는 것은 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인가?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다는 것, 자신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힘은 아닐까.  








*번뇌: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 괴로운 마음.

*멸각: 조금도 남기지 않고 없애 버림.

*사멸: 죽어 없어짐.

*아트만: 진아 ‘참나’를 뜻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육체나 생각 또는 마음 같은 ‘물질적 자아’와 대비된 개념으로

가장 내밀한 영혼 ‘초월적 자아’를 의미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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