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마인더 Dec 22. 2023

라면에 빠지고 싶은 날

상관없는거아닌가ㅣ장기하



장기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나이를 떠나서 멋있는 사람은 다 오빤데, 장기하 님은 실제로도 오빠라 더 좋습니다.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 11시쯤 혼자 거실로 슬그머니 나와 장기하 님의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읽었습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그의 시선으로 조근조근 써 놓은 글이라 어렵지 않게 잘 읽어집니다.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야기 중에 하필 펼치게 된 부분은 '인생 최고의 라면'.... 기하 오빠는 안성탕면을 좋아한다네요. 난 신라면을 좋아하는데. 평소 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라면을 좋아하게 되면서 일주일에 네 번을 끓여 먹을 정도로 빠져들었답니다.



간장을 조금 넣는다던지 계란이나 어묵을 넣는다던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라면의 색다른 면모에 대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더군요. 어찌나 애정 어리게 바라보며 라면을 끓여 드시는지, 감탄하다가 어느새 진짜 물을 올릴 뻔했네요.



"오늘 먹은 라면은 내 인생 최고의 라면이었노라!" 선언하는 구절을 읽으며, 그는 진정 이 순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 살짝 부러웠습니다. 물론 내일은 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지금 사랑할 수 있는 것을 마음껏 사랑하라. 날도 많이 추운데, 오늘은 저도 뜨끈한 라면을 후후 불어 먹고싶네요. 점심은 라면으로 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를 다 안다고 착각하지 않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