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과 하루: 시간의 구분과 경계

시간에 관한 짧은 생각

by witsfinder

1년은 365일이 아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공전 주기는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계절이 반복되는 공전 주기는 365.2422일이다. 소수점 이하 남는 0.2422일을 처리하기 위해 4년마다 한 번씩 하루를 더해 366일을 1년이라고 한다. 이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기초과학 지식이다.


지구가 스스로 한 번 회전하는 자전 주기도 사실 24시간이 아니다. 약 23시간 56분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동안 공전 궤도를 따라 약 1° 정도 이동하기 때문에, 태양이 다시 같은 위치에 오려면 지구가 그만큼 더 회전해야 한다. 이 차이를 합쳐서 사람이 정한 하루 24시간이 된다.


그나마 하루 24시간의 지구 자전 속도가 절대적이지 않고 변한다. 지구 북반구에 거대한 댐들을 많이 건설하면서 지구의 무게 중심이 회전축으로 쏠려, 자전 속도가 미세하게 빨라진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회전할 때 팔을 몸 안으로 모아 속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반대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 적도 부근의 해수면이 높아지면 자전 속도는 느려진다고 한다.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하루'라는 주기는 이처럼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


소설 속 어린 왕자가 살던 소혹성 B612 같은 아주 작은 행성에서는 의자를 몇 걸음만 움직여도 하루에도 몇 번씩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행성이 회전하는 속도에 맞춰 이동한다면, 우리는 계속 같은 시간 속에 머무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1년과 하루라는 시간은 결국 사람이 정한 약속이다. 사물의 변화 간격을 측정하고 소통하기 위해 그어놓은 가상의 선이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이라는 구분은 사람이 편의상 나눈 경계일 뿐, 자연에는 본래 그런 선이 없다.


새해가 시작된 지 사흘이 지났다. 흔히 작심삼일이라 하지만, 나는 아직 작심한 것조차 없다. 하루가 조금씩 길어지고 짧아질 수 있듯, 마음의 속도도 늘 일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해진 시간 단위에 스스로를 얽매기보다, 매 순간 주어진 시간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읍 두승산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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