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할까?

면접 질문과 답변의 딜레마

by witsfinder

최근 유명인사들 가운데 과거 학교에서 폭력이나 괴롭힘 등 가해 사실이 논란이 되어 힘들게 쌓아 올린 입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사례들이 있다.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경우 대학교 입학 선발에서 제외하기도 한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만약 채용면접에서 '학교폭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 적이 있습니까?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은 무엇이고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사실 면접에서 이렇게 질문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질문의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지원자는 '없다'라고 답하면 그만이다. 만약 그런 경험이 있다면 고민하게 된다. 짧은 순간 '거짓 답변은 도덕적인 기준에서 벗어난 것이다. 정직하게 답변해야 할까? 굳이 이것을 사실대로 얘기해야 하나?'라고 반문할 것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더라도 사실대로 답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은 잘못된 행동과 생각을 깨닫고, 반성하고, 개선하면서 성장한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인이 아니라면, 과거의 모든 행동이 직업 선택까지 제한해야 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편, 면접 현장에서 지원자가 솔직하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이 회사에서 어떻게 경력개발을 할 계획인가요?’라는 질문이 대표적이다. 지원자는 최종 일하고 싶은 직장은 따로 있고 단지 경력을 쌓을 목적으로 그 회사를 지원했더라도 평생직장으로 일할 것처럼 답변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기 곤란한 질문, 개인 차원에서 원하는 것과 조직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 충돌되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면접에서 모든 질문에 지원자가 솔직하게 답변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면접 질문에서 솔직한 답변이 가능하려면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 전제 조건은 '솔직하게 답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신뢰가 있는가?'이다. 이 전제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직을 요구하는 것은 평가가 아니라 고백을 강요하는 구조가 된다.


면접은 본질적으로 힘이 비대칭인 상황이다. 선발하는 조직은 질문을 선택할 수 있고 지원자는 답변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 완전한 솔직함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면접에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모두 거짓이라기보다는 정보의 선택적 노출에 해당한다. 말하지 않기로 정한 정보, 평가 목적과 관련 없는 정보는 지원자가 답변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이는 상황에 맞는 자기표현에 가깝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무대 위의 연출로 설명했다. 면접에서의 답변 역시 개인의 모든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과 역할에 맞게 제시한 자기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면접은 일정한 베일에 둘러싸인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다. 면접은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들춰보는 자리가 아니라, 제한된 정보와 시간 안에서 일자리와 적합성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남겨진 베일은 숨김이 아닌, 채용면접 주체 간에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라고 보아야 한다.


* 참고자료

Goffman, E. (1959). 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 New York, NY: Doubleday.

** 이미지 : AI 활용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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