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과 채용면접의 역사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 수입을 얻으려 일을 찾는다. 꼭 생계유지 목적만은 아니다. 그 일 자체에 매력을 느껴 선택하기도 한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 취업의 문을 두드린다. 많은 직장인들이 아침마다 출근하고, 월급날을 기다리며,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을 꿈꾼다.
일자리를 구한다는 말은 너무 익숙해서, 마치 인류가 처음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경쟁해 온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오랜 인류 역사에서 보면 ‘구직’이라는 행위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사회적 활동이다.
채집과 사냥을 하던 시대, 그리고 농경사회에서는 사람은 태어나면서 곧바로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 일자리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은 있을 수 없었다. 문제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였다. 집단 내에서 각자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나뉘었고, 개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수행할 뿐이었다. 만약 우리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적어도 취업 스트레스만큼은 없었을 것이다.
고대와 중세로 접어들며 직업의 종류는 점차 늘어났지만, 일의 선택권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이 시대에는 신분이 곧 일자리였다. 상인이나 용병 등 일부 직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자신의 직업 경로가 정해져 있었다. 직업은 세습되었다. 귀족의 아들이 기계 만드는 일에 흥미를 느껴 대장장이가 되고 싶다고 해서, 그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여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근대 산업혁명 이후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 공업 중심 사회로 전환되면서, 토지와 신분에 묶여 있던 사람들이 자유노동자 계층으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대규모로 일을 찾아 고향을 떠나 이동하기 시작했다. 공장과 광산, 항구로 향하는 인구 이동은 노동시장을 형성했다. 이때부터 구인과 구직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동시에 실업이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가 등장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정부와 기업의 조직은 더욱 거대해졌고, 정규직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다. 직무는 한층 복잡해지고, 지원자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더 이상 사람을 주변 이웃이나 지인의 추천만으로 선발하기가 어려워졌다. 학력과 경력을 기준으로 한 채용이 확산되었고, 시험, 면접이 표준적인 절차로 굳어졌다. 과거에는 일을 하면서 기술을 배웠다면, 이제는 오랜 교육과정을 거친 뒤 직업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안정적인 모델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에는 평생직장보다 평생직업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 단기 계약 형태의 일자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일자리의 안정성은 오히려 취약해졌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의 발전은 기존의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전혀 다른 형태의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는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구직의 역사는 세계의 지역별, 국가별 역사 발전 단계에 따라 차이는 있다. 그렇다면 왜 일자리를 구할 때 반드시 면접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을까? 작은 공동체 사회에서 아는 사람들 중에 일할 사람을 고른다면 굳이 현대적인 형태의 면접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규모 산업화로 화이트칼라 직종이 늘어났다. 늘어난 일자리에 알지 못하는 다수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하다 보니 결국 직접 마주 보고 판단하는 방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공정한 기회를 중시하는 근대적 가치관의 확산도 면접 도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오늘날 면접 없이 채용되거나, 단 한 번의 면접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차례, 때로는 수십 번의 면접을 경험한다. 면접은 어느새 표준적인 채용 절차가 되었고, 일자리를 얻으려는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이제 면접은 일할 사람을 선발하거나 일을 얻으려면 반드시 이해해야 할 제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