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행동 25] 착한 사마리아인 실험
“한 사람이 여행 중에 강도 떼에게 맞고 길 옆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제사장과 레위인 등 종교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비켜서 지나쳤다. 한 사마리아인이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상처를 돌보고,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보살펴 주었다.”
(성경, 누가복음 10: 29-37)
사마리아인은 당시 유대 사회에서 종교적으로 배척받으며 이방인 취급받던 사람들이었다. 목사가 되기 위해 프린스턴 대학교 신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성경 속 이야기를 소재로 실시한 실험이 있다.
이들에게 건너편 강의장에 가서 발표를 하도록 했다. 강의장으로 가는 도중에는 고통스럽게 기침하며 신음하고 있는 사람을 지나치게 된다. 연구자는 실험 대상자들을 몇 가지 조건에 따라 나누고, 그들이 이 사람을 발견했을 때 도움을 주는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먼저 ‘발표 주제’를 기준으로, 한 집단에는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다른 집단에는 신학대학 졸업생들의 진로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게 했다. 또 다른 기준으로는 ‘시간적 압박’을 다르게 안내하여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집단 1(매우 바쁨) : "아, 늦었어요. 그들이 몇 분 전부터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리 가야겠어요. 조교가 기다리고 있으니 서둘러 이동해 주세요. 가는 데 시간이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거예요."
집단 2(중간 바쁨) : "조교가 당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가세요."
집단 3(여유 있음) : "그들이 당신을 위해 준비하려면 몇 분 걸리겠지만, 지금 가는 것이 좋겠네요. 만약 그곳에서 기다리게 된다 해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실험 결과, 주어진 ‘발표 주제’는 쓰러진 행인을 돕는 행동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련이 없었다. 즉, 실험대상자들의 발표 내용이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이든, 졸업 후 진로이든 도움을 주는 행동에는 차이가 없었다.
반면, ‘발표시간의 시급함’은 실험 대상자들의 행동과 뚜렷한 관련이 있었다. 도움을 준 사람의 비율은 집단 1(매우 바쁨) 10%, 집단 2(중간 바쁨) 45%, 집단 3(여유 있음) 63%였다. 바쁜 상황일수록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지나치는 비율이 높았다.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조차 상황에서 받는 압박 정도에 따라 선한 행동이 달라졌다. 심지어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발표하러 가는 중에도 그 이야기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외면했다.
이 실험 결과는 우리가 타인을 돕지 못하는 이유가 도덕성 부족보다는 '상황적 여유'가 없어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대로 지나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문제를 조직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부서 간 협조와 지원이 중요하다. 이러한 협력과 지원 행동은 개인의 가치관뿐 아니라, 그 순간 주어진 상황과 시간 압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때로는 이러한 상황적 요인이 개인의 신념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 참고 자료
John M. Darley, & C. Daniel Batson. (1973). From Jerusalem to Jericho: A study of Situational and Dispositional Variables in Helping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7(1), 100–108.
** 이미지 : AI 활용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