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카세 요리는 초대요리다. 초대한 친구들을 위한 요리이니, 주방장 특선 오마카세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러나, 마음이 하나라도 더 먹이고픈 엄마의 마음이니, 엄마카세로 식당의 문을 연다. 오늘 엄마카세 콘셉트는 전통 집들이 상차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파티 음식이라기보다는 한 끼 든든한 한식 상차림이다.
제일 먼저 우리 집 집밥의 근본 소고기 탕국을 준비했다. 소고기 뭇국을 우리는 탕국이라고 부른다. 양지와 사태를 푹 끓여 진한 육수를 내고, 겨울무와 양파를 가득 넣어 달큼함과 시원함을 추가한 뜨근한 탕국이다.
메인 디쉬로, 우둔살 맥적구이와 생선구이를 내었다. 얇게 자른 우둔살을 간장 양념에 재워, 타지 않게 살짝 구워냈다. 생선은 정여사(친정엄마의 애칭)가 매번 손질해서 보내주는 굴비를 올리브유에 튀기듯 구워 큰 접시에 담았다. 생선 크기가 무척이나 크지만, 인당 한 개씩은 먹어야 하고, 모자람이 없어야 하기에 인원수 보다 넉넉히 준비했다.
또, 초대요리에는 빠질 수 없는 전요리를 준비했다. 전요리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요리로 자리 잡았다. 이후, 전요리는 궁중 음식에서 서민들의 명절음식과 행사음식으로 내려와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니, 궁중음식이였던 만큼 귀한손님을 위한 초대음식으로 전 요리는 빠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돼지고기에 갖은 야채를 다져서 소를 만들고, 깻잎 속에 넣어 부치는 깻잎 전.
불린 녹두를 갈아서 갖은 야채와 삼겹살을 잘게 잘라서 부치는 녹두 전.
올린 동태를 녹여, 담백하게 부쳐내는 동태 전.
초대 음식으로 손색없는 전 3종세트가 완성되었다.
마지막으로 각종 밑반찬을 세팅했다. 밑반찬으로 제일 먼저, 샐러드를 대신할 삼색나물을 준비했다.
고사리, 취나물, 도라지나물은 오래 씹을수록 특유향과 맛을 느낄 수 있고, 섬유질이 풍부해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또, 맥적구와 어울리도록 깻잎과 양파절임을 준비했다. 새콤, 달콤, 향긋한 양파와 깻잎이 간장과 어울려 입맛을 돋운다. 게다가, 양파는 콜레스테롤도 낮추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에 함께하면 좋다.
이제, 초대음식의 상차림은 끝났다. 이제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전에 오늘의 메인 셰프 엄마카세가 요리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 제일 먼저, 소고기 탕국을 준비했습니다. 뭉근하게 오래 끓인 양지와 달달한 무가 조화를 이루어 국물 맛이 일품이고요. 메인 요리로는 부드럽게 구운 맥적구이와, 정여사 님 협찬 굴비를 준비했습니다. 굴비는 양이 넉넉하니, 언제든지 더 말씀하시고요. 마지막으로 삼색전과 삼색전을 준비했습니다. 삼색전은 겹치지 않도록 어전, 육전, 채전으로 준비했습니다. 또 밑반찬으로 느끼하시지 말라고, 양파절임과 깻잎절임을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즐겨주시고, 다음 만남은 6개월 뒤로 하시지요."
셰프에 빙의된 듯 무게를 잡았다. 이제 코스프레를 끝냈으니, 신나게 그간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일만 남았다. 떠건한 국물에 마음이 녹아서 그런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옛날 학창 시절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나이 드시는 부모님 이야기 등등 수많은 이야기가 몇 시간이나 이어졌다. 너무 소소한 신변잡기식의 이야기들 이였지만, 그 이야기에 웃다가 짠하다가를 반복했다. 음식의 힘은 참 따뜻하다. 먹으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즐거운 말들과 따뜻한 응원의 말들이 흘러나온다. 왜 그렇게 밥 한번 먹자고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 누군가를 초대해서 밥을 먹는다는 것은 누군가에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응원한 끼를 먹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