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사십구재도 지낸 뒤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그 평양냉면을 집을 찾았다. 직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셨다
“어머~ 오랜만에 오셨네요. 오늘은 아버님이 같이 안 오셨네요?”
“그게……. 돌아가셨어요.”
“어머머,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힘드셨겠어요.”
“저희도 아직 믿기지 않아요.”
아버님이 좋아하셨던 평양냉면을 비비며 울컥하는 눈물을 참았다. 얼굴을 찡끗하시며 냉면을 드시던 아버님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렸다. <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오랜만에 오셨네요 중에서>
평양냉면을 먹을 때는 아버님 생각이 났다.
특히나, 아버님이 좋아하셨던 그 가게를 갈 때는 더 그랬다.
운전을 하다가도 냉면가게 간판이 보이면 눈길이 갔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서 인지, 소소한 추억이 여기저기 떠올랐다.
계절이 바뀌어 제철 재료가 나올 때마다 시기별로...
애도라는 깊은 단어보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