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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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토요일,
오늘도 남편이 먼저 일어났다.
조용히 거실로 나가서 조용히 자유시간을 보낸다. 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요즘 푹 빠진 좀비 게임을 신나게 했다. 그러다 베란다로 나가 나무놀이를 하는 목공꿈나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잠을 줄여서라도 해내고 마는, 시간 활용을 참 잘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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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창원으로 향했다.
가로수길에서 친구 부부를 만났다. 다행히 이번 명절에 시간이 맞춰져서 제주도에서 사는 숑헤네를 여기서 만날 수 있었다. 1차는 하이파이브 수제 햄버거 가게. 남편들은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서로를 소개해주고 공통 관심사를 찾기 위한, 라포 형성을 위한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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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는 오핸즈 카페.
자동차 얘기로 주거니 받거니를 했다. 그 사이에 우리도 이런저런 주제를 오가며 낄낄거린다. 직장동료이자 친구로서 추억여행도 떠나기도 했다. 이대로는 아쉬워 3차 장소를 향했다. 텐동을 파는 모리텐. 마치 일본 여행을 온 것처럼 튀김 덮밥, 맥주를 앞에 두고 열심히 먹었다. 사진도 찰칵찰칵 남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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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장소는 카페, 각자의 오늘.
4차가 마지막이다. 지저분하지만 대장내시경 무용담을 시작으로 콘서트 배탈 이야기를 꺼냈다. 어린아이도 아닌데 똥 얘기, 방귀 얘기로 깔깔깔 웃는 네 사람. 이런 얘기는 더럽.. 시계를 쳐다볼 시간도 없이 먹고 마시고 놀았는데 시계는 밤 10시가 다 됐다. 제주도에서 꼭 보자는 약속을 하고, 마지막 인사는 야옹이랑 멍멍을 외치면서 헤어졌다. 오랜만에 만나도 재미있었던 시간. 고맙고 감사한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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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집에 오는 길엔 졸지 않았다.
밑도 끝도 없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쫑알쫑알 떠들고 있으니까 집에 도착했다. 남편은 몇 시간 동안 다시 좀비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하루를 돌아보면서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도 수없이 웃고, 잘 먹고 잘 놀았으니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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