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0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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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금요일,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
그때만큼은 이미 금요일이 시작된 기분이라 잠들기가 싫다. 유독 남편이 그런지 자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폰을 잡고 있다. 내일 아침에 후회할 거면서 밤을 붙잡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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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에 깼다가 잠드는 이숭이.
점심은 삶은 고구마랑 달걀 하나, 우유 한 잔. 맨 고구마, 맨 식빵, 맨 달걀처럼 퍽퍽한 걸 먹으면 딸꾹질을 꼭 하게 된다. 다행히 시원한 우유가 딸꾹딸꾹을 막아줬다. 영화 ‘더 테이블’을 틀어놓고 디저트로 핫도그 하나를 먹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표현은 여기서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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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흑미밥, 달걀찜, 추어탕, 스팸구이.
뚝배기 폭발까지는 아닌데 엄청나게 부풀린 달걀찜을 하고 싶어 했다. 3개를 풀고 체에 걸렀다. (기호에 따라 채소를 넣어도 좋다) 그리고 강불에서 휘이휘이 젓다가 몽글몽글 덩어리가 생기면 뚜껑을 닫고 약불에서 익힌다. 파, 참기름, 깨소금 올리면 완성.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도전해볼 뚝배기 달걀찜. 요리꿈나무의 도전은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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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잠깐 자고 일어났다.
영화를 보기로 하고 포도, 콘칲, 맥주 한 캔을 꺼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던 ‘펀치 드렁크 러브’. 생각보다는 재미가 없었고, 묘한 기계음과 음악이 우리를 불편하게 했다. 이렇게 마무리하기에는 찝찝해서 하나를 더 보기로 했다. ‘행 오버’. 분노의 윤리학 못지않게 점입가경 스토리였다. 오 마이 갓. 하룻밤 사이에 그들에겐 무슨 일들이 일어난 걸까.. 생각 없이 보기 좋지만 하룻밤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오히려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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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으로 발이 묶였다.
이번 주, 통영에 가려고 추석 때안 갔었는데 다음으로 미뤄졌다. 우리에게 갑자기 쉬는 시간이 생겨서 뭘 할지 고민해봐야지. 자기 싫은 금요일, 토요일 밤. 우리는 언제 자러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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