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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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수요일,
몸이 천근만근.
몸은 참 정직했다. 오랜만에 운동을 했다고.. 한 시간 낑낑거렸다고 다리가 심하게 뭉쳤다. 절뚝절뚝 거리며 집을 돌아다닌다. 운동이든 뭐든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먹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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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이 세탁기 안에서 뽀송뽀송한 모습을 되찾는 동안에 밖을 나왔다. 집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구청. 내비게이션 언니의 도움을 받으며 근처에 다다랐다. 어우, 평일인데도 차가 이렇게 많다니.. 한참을 기다리다 담당부서에 갔는데 아직 서류가 안 나왔단다. 결국은 헛걸음이었다. 너무나도 헛헛해 동네빵집으로 향한다. 남편이 좋아하는 단팥빵 하나, 내가 좋아하는 식빵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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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달걀, 치즈를 올려 먹었다.
우유 한 잔이 주는 고소함, 부드러운 식빵에 홀딱 빠져버리고 말았다. 정신없이 식빵 세 개를 먹고 나니 금세 배가 찼다. 커피까지 마시면 좋았겠지만 참아보기로 한다. 자, 먹었으니까 빨래를 널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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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털어서 저녁을 준비했다.
어제 남은 소고깃국을 데우고 달걀말이를 만들기로 결정. 당근이랑 양파를 쫑쫑 썰어서 아주 조심스레 살살살 말았더니 그럴듯한 모습이 나왔다. 내일은 오랜만에 떡볶이를 해먹을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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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삼매경.
남편은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나는 빨래를 갠다. 개는 일보다는 화장실 청소가 내 스타일인데 아쉽다.. 서로를 칭찬해주고 나서 남편 발을 시원하게 만져줬다. 발가락 사이사이에 손가락을 끼우고 뽑아낼 때의 (나 혼자만의) 희열을 느끼고, 발바닥을 퉁퉁퉁 두드릴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 아주 잠깐 고통이 지나면 아주아주 시원한 구간에 도착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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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네마 오픈.
며칠 전에 본 ‘인사이드 아웃’을 남편이랑 같이 봤다. 사람의 감정을 색깔로, 다양한 시점에서 표현한 이 애니메이션이 참 재미있다. 슬픔이가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측은지심처럼 마음이 간달까. 너무 신경쓰여.. 가끔 알다가도 모를 내 기분은 알록달록 감정들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는 상상을 해보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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