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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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금요일,
금요일 운동을 빼먹었다.
거참, 부지런히 운동 다니는 걸 적고 싶은데.. 거참, 부지런히 빼먹네. 금요일은 소도구로 운동하는 날인데 아쉽다. 요가보다 재미있는 수업인데 아쉽다. 너무 피곤해서, 못 간 나를 누구 탓하랴.. 이불이 나 가지 말라고 붙잡던데.. 이렇게 마음 약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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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 날=빨래하는 날.
수건을 널어놓고는 바싹 마르도록 햇빛을 만나게 해 준다. 창문까지 활-짝 열어두면 살랑살랑거리는 바람이 바삭바삭한 과자처럼 만들어주는 고마운 날씨. 그러다 갑자기 세탁조 청소를 하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본다. 꽤 자세하게 알려줬지만, 응용력이 부족한지라.. 내 세탁기에 그 공식을 대입하지 못하는 이숭이. 데이터들을 많이 알아보고는 시키는 대로 하나둘씩 따라 해 본다. 물을 불리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오늘 안에는 못 끝내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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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머리를 쥐어짜 내 보려고 했지만 대 실패.
‘이거다!’하는 느낌은커녕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럴 땐 위로해줄 음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이숭이의 저녁 요리. 떡볶이랑 순대를 준비했다. 피코크 순대를 2분 30초간 데우고 짜지 않은 막장을 슉슉 만들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떡볶이 레시피대로 양념을 만들어 그냥 어묵, 고추 어묵을 넣어서 빨갛게, 먹음직스럽게 완성했다. 레몬청을 꺼내 탄산수에 넣는다. 얼음 동동 레모네이드, 초록초록 치커리까지 등장. 분식에 치커리가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은근히 괜찮은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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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빠진 우리.
‘동백꽃 필 무렵’ 11화, 12화를 연달아 본다. 야식의 늪에 빠지고 싶지 않았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는 간식이 최고다. 따뜻한 나쵸를 치즈에 찍어서 뿌식뿌식 먹었다. 가끔 과자 씹는 소리 때문에 대사가 안 들려서 조금 방해가 됐지만, 맛있으니까. 흐흐. 그건 그렇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황용식이 때문에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웃는다. 특히 남편은 드라마를 볼 때마다 자연스레 성대모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용식이가 되었다. ‘이이??’ 만 말해도 웃겨서 깔깔깔 낄낄낄. 이 드라마 뭐여, 왜 이리 재미있는겨. 무서운데 재미있어.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나... 기다리는 게 힘들어 정주행을 좋아하는 나는, 인내를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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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야 하는데..
내일 저 멀리 결혼식에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우리는 청개구리처럼, 잠자기 싫어서 딩굴딩굴거리고 있었다. 내일 후회할 거면서... 놀고 싶은 금요일 밤. 자기 싫은 금요일 밤이다. 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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