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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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화요일,
이숭이 손글씨 클래스 D-Day.
오전에 일어나서 짐을 챙긴다. 혹시나 시간이 많이 남았을 경우까지 생각해서 이것저것 넣다 보니 짐가방이 두 개가 됐다. 이번 주는 대구 일정이 두 개나 된다. 손글씨 수업과 마켓. 나의 두 번째 고향인 대구에서 영광스러운 기회가 생겨서 오늘도, 이번 주는 계속 두근두근거릴 것 같다. 으쌰으쌰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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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간단히 밥을 챙겨 먹고 맥심 커피까지 마시고 나왔다.
짐 때문에? 짐 덕분에 대구 시내를 운전하게 됐다. 헤매더라도 잘 만 찾아가면 되니까, 네비를 믿고 따라가 보자. 집에서 40분 떨어져 있는 동구로 렛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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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수업 삼십 분 전에 도착했다. 휴.
예쁘게 할로윈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화소정. 아직 오픈 전인 곳에 가게 되다니, 이 멋진 곳에 초대를 받다니. 나 성공한 사람이여. 대표님이 정성껏 준비하신 배도라지정과부터 센스 넘치는 호박귤?, 멋스러운 보자기 작품들, 그리고 곳곳에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호박들까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가지 않고 섬세한 손길이 닿아 있었다. 거기다 나를 더 설레게 할 아이스커피와 흑임자라떼도. 오오, 맛있다. 그때부터 심장이 나대기 시작했다. 콩콩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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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는 수업이라 떨린다.
그 와중에 카페인까지 돌면서 콩콩콩 쿵쿵쿵. 예전에 통영 카페에서 첫 수업을 했던 날이 떠오른다. 그날도 설렘 반, 긴장 반, 그리고 카페인으로 심장이 요동을 쳤는데 오늘도 여전했다. 10분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믿고 조심스레 인사를 나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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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이 손글씨 클래스 OPEN.
대구 동구 관광두레 주민 사업체 대표님들과 함께 ‘내 글씨를 사랑하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며 제 얘기를 들어주시던 대표님들. 두서없이 말을 하고 버벅대던 나를 잘 따라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포춘쿠키처럼 사탕에 메시지를 넣고 한 분 한 분에게 오늘의 긍정 글귀를 선물하는 시간까지. 조금이나마 희망적이고 밝은 기운을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선물 받은 것 같아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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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밥도 먹고 동구에서 남편을 만나 같이 집으로 왔다.
쫑알쫑알 나의 하루를 들어주는 남편은 방청객. 고생했다며, 잘했다며, 멋지다며 이 세상 긍정 말을 들었더니 이 세상 행복한 이숭이가 되어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이숭이 그림이 들어간 배너를 냉장고 옆에 붙여놓고 둘이서 깔깔깔. 따뜻한 우엉차를 마시면서 피로를 풀어본다. 속이 뜨끈뜨끈 해지는 따뜻함이 몽글몽글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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