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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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월요일,
남편도 나도 일찍 시작하는 월요일.
6시가 넘으면 뽀시락 거리며 일어나는 우리. 사과를 깎고 호박고구마를 통에 담는다. 달걀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삶은 달걀은 없다. 흐흐. 월요일이니까 평소보다 더 필요한 파이팅. 이번 주도 잘 보내기로 해요 우리.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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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다다닥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전기장판으로 데운 이불이 따뜻해서, 수면잠옷이 폭신해서 아늑하게 느껴진다. 밖이 밝아질 때까지 누워있다가 눈을 떴다. 환기를 시키고 물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킨다. 점심은 고구마 한 개랑 밀감 한 개. 오늘의 영화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1960년대 영화라고 하는데도 세련된 분위기, 미칠 듯이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 부유한 남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속물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녀, 잔잔한 ‘Moon River’ 노래가 여운이 계속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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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가 저녁식사를 하실 때 전화를 걸고 싶더라.
오늘도 두 분이서 식사 중이었고, 앞으로는 오후 5시 전에 전화를 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끊기 전에는 습관처럼 주고받는 우리의 ‘사랑한다’는 말. 이제는 자연스럽게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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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저녁이라니.
메뉴는 고구마밥, 추어탕, 가자미 구이와 밑반찬들. 호박고구마에 밀려난 햇고구마는 밥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어머님이 주신 추어탕과 가자미로 한상을 차린다. 우리집에는 생선 굽는 냄새가 솔솔. 다행히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서 기분이 좋다. 사소한 것에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것 보면 나는 단순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향을 피워 냄새를 없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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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시작한 ‘나의 아저씨’ 정주행.
호텔 델루나도 봐야 하는데 나의 아저씨가 더 보고 싶어 졌다. 발목이 드러난 이지안이 춥게 느껴지는 날씨에 이 드라마를 꺼냈더니 더 외롭고 춥고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때도 아프면서 봤는데, 이번에도 우리는 헛헛하고 슬플 듯. 당장의 헛헛함에 핫도그를 데워 먹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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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차가운 이숭이.
결혼하고 나서는 덜 차가운 손발. 이유를 생각해보면 밖을 잘 안 다니고, 예전처럼 스타킹이나 치마를 덜 입는다는 것. 그리고 요가를 해서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다고 믿는 중이다. 남편도 손발이 차가운 편이라 가끔씩 남편의 손과 발을 만져주기도 한다. 주먹으로 발바닥을 퉁퉁 치면서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일석이조의 효과. 언제 이렇게 추워졌는지 월동준비를 하고 있다. 내복과 수면잠옷, 양말과 담요 출동. 수면잠옷 촉감이 부드러워서 계속 쓰다듬게 된다. 따뜻한 게 좋은 겨울이 코 앞에 와 버렸다. 따뜻함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