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_
_
12월 4일 수요일,
아우, 왜 이리 귀찮냐.
오늘 일기 쓰는 것도 귀찮아서 간추릴 예정.. 밥도 데워 먹으면 되는데 그것마저 귀찮아서 달걀 하나, 사과 두 조각을 먹는다. 이지안이 자주 마시는 맥심 커피, 나도 마실래.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나서 또 영화가 보고 싶어 졌다. 호작질을 하면서 볼 수 있는 그런 거. 귀만 열어두고 딴짓할 수 있는 한국영화나 아니면 봤던 것 중에서 하나. 이것저것 다 따지고 고르다가 따뜻한 게 보고 싶어 졌다. 달달한 밤양갱님이 자막을 넣은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틀었다. 고양이가 나오자마자 따뜻해진다. 온기가 느껴진다.
.
남편은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바로 콜. 밥도 안쳐놨고 깻잎장아찌랑 김장김치만 꺼내면 된다. 내일은 굴을 부쳐 먹어야지. 물 조절을 잘하고 싶어서 라면봉지에 적혀있는 대로 550ml를 넣었다. 면이 두 개니까 1,100ml를 넣었는데 싱겁다. 오 마이 갓. 그래도 둘이서 싹싹 긁어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무파마는 싱겁지만 그래도 끝 맛이 얼큰해서 시원하게 들이켰다. 어제는 짜파게티, 오늘은 라면. 면 러버 이숭이. 라면 두 개를 끓일 땐 물 양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
남편은 사과즙, 나는 우엉차를 마신다.
나는 사과즙을, 남편은 우엉차를 맛본다. 새콤달콤한 맛도 개운하고 후후 불면서 마시는 구수한 맛도 마음에 드는 밤. 오늘도 우리는 ‘나의 아저씨’’와 함께하고 있다. 11시 전에 침대로 가기 약속을 지키려면 일기를 후다다닥 마무리해야지. 모두들 굿나잇, 률나잇.
_

작가의 이전글20191203 이숭이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