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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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화요일,
후다닥 쓰고 자야지. 빠샤.
어제 보다 만 ‘트루먼쇼’를 마저 보고 트루먼쇼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트루먼도 충격, 나도 충격이었다.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영화. 괜히 위로가 받고 싶어져 ‘해피 해피 브레드’를 본다. 잔잔해서 좋은, 빵이 나와서 좋았다. 홋카이도에 가고 싶어 지게 했다. 내 곁에는 밀감이랑 삶은 달걀, 우유 한 잔이 있어서 든든했던 오후. 아, 따뜻한 담요, 수면바지, 목이 긴 양말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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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강된장과 비빔밥.
어제 국이랑 쌈장이 없어서 아쉬웠던 걸 보완하려고 생각하다가 강된장이 떠올랐다. 야채를 채썰어 볶고 된장, 고춧가루, 육수를 넣어 자작자작하게 끓여주면 끝. 원래는 팽이버섯전도 할랬는데 쌈배추가 대신 나왔다. 특별히 후라이도 두 개씩 굽고 시금치랑 상추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담았다. 컨셉은 풀밭의 식사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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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를 다시 만났다.
남편이 보자는 말에 어찌나 반가웠는지 빨리 보고 싶어서 설거지도 후딱 끝내고 자리에 앉는다. 며칠 전에 봤는데도 또 재미있다. 우리집에 쇼우랑 아리에티 가족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내가 원하는 엔딩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그래도 충분히 행복했다. 아리에티 좋아해. 많이 많이 좋아해.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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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 씻고 쉬려는 순간,
둘이서 웃긴 동영상 보면서 깔깔깔 웃고 있는 순간, 남편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는 정확히 20분 후에 집으로 왔다. 그 사이에 나는 부랴부랴 얼굴에 그림을 그렸다. 눈도 그리고 입술도 바르는 슥삭슥삭 이숭이화백. 갑자기 만났으니 갑자기 열린 통닭 파티였다. 각자 캔 맥주 하나를 집어 들고 2시간 정도를 떠들고 먹다가 헤어진다. 갑자기 치맥이라니. 이것 참 행복한 밤이구나. 배도 부르고 일기도 다 썼으니까 이제 자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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